2012 런던올림픽이 '오심 퍼레이드'로 전락하는 가운데 복싱에서도 판정시비가 불거져 나왔다. 이에 따라 자칫 라이트플라이급(49㎏이하)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신종훈도 오심의 희생양이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AFP 통신은 2일(한국시각) 복싱 밴텀급 16강전에 출전한 일본의 시미즈 사토시가 아제르바이잔의 마고메드 압둘하미도프에게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오심으로 패자가 된 사연을 소개했다. 2라운드까지 5-12로 뒤지던 시미즈는 3라운드에서 압둘하미도프를 수 차례 다운시켰다. 그러나 최종 스코어는 22-17로 압둘하미도프의 승리였다.
그러자 일본 복싱대표팀이 정식으로 국제복싱연맹(AIBA)에 이의 신청을 했다. 일본대표팀의 야마네 마사모리 감독은 AFP에 "이의를 제기한 가장 큰 이유는 압둘하미도프가 여러차례 다운을 당했는데도, 심판이 이를 정확히 세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마추어 복싱에서는 한 선수가 상대의 펀치에 맞아 한 라운드에 3번 혹은 3라운드 전체에서 4번 다운이 되면 자동으로 패하게 된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 압둘하미도프는 3라운드에서 5차례 다운을 당했다. 시미즈는 "압둘하미도프가 여러번 쓰러진 상황에서 경기가 끝났어야 했다. 왜 내가 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와 같은 일본의 이의 제기는 곧바로 받아들여져 승자와 패자가 뒤바뀌었다. 오심 사실을 그대로 인정한 것이다. 런던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의 종목별 전적표에는 16강전 승자의 이름이 시미즈로 표시돼 있다. 더불어 승리의 이유를 RSC(Referee Stop Contest·주심 경기중지)로 밝혔다. 이는 곧 압둘하미도프가 한도를 초과해 다운당했다는 일본의 주장을 수용한 결과다.
이번 사태를 통해 복싱에서도 수영이나 유도, 펜싱에서와 같은 오심이 타나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라이트급(60㎏)의 한순철이나 신종훈이 오심을 당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한국대표팀이 조금 더 철저히 오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발빠르고 정확한 이의 제기로 잘못된 판정을 뒤집은 일본 복싱대표팀의 사례는 철저히 배워둘 가치가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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