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종가' 영국의 심장 웸블리스타디움, 2012년 8월 2일(이하 한국시각) 꿈의 구장을 한국 축구가 채웠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홍명보호가 첫 실타래를 풀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가봉과 득점없이 비겼다. 8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다. 한국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8년 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각 조 1, 2위가 8강에 오른다. 한국은 이날 스위스를 1대0으로 물리친 멕시코에 이어 B조 2위를 차지했다. 멕시코는 승점 7점(2승1무), 한국은 승점 5점(1승2무)을 기록했다.
첫 단추는 훌륭했다. 한국은 8강을 넘어 첫 메달을 꿈꾸고 있다.
세 팀 모두를 압도한 홍명보호
메이저 대회에서 한국은 굴곡이 있었다. 경우의 수를 따졌고, 가슴을 졸였다. 이번에는 달랐다. 홍명보호는 결과를 떠나 경기력에서 멕시코(0대0 무), 스위스(2대1 승)에 이어 가봉을 압도했다. 상대의 전략은 동색이었다. 선수비-후역습에 초점을 맞췄다. 수비에 7~8명에 가까운 숫자를 뒀다. 멕시코는 한국과 득점없이 비긴 후 안도했다. 패한 스위스는 무승부를 아쉬워했다. 가봉은 설명이 필요없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지만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역대 최강의 멤버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았다. 해외파(10명)와 국내파(8명)가 황금비율이다. 구성원 전원이 큰 대회를 경험했다. 중원에선 기성용(셀틱)이 중심을 잡았다. 섀도 스트라이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박주영은 논란 속에 골로 침묵을 털어냈다. 스위스전 선제골을 터트렸다. 측면 플레이도 위력적이었다. 좌우 윙포워드 김보경(카디프시티)과 남태희(레퀴야), 윙백 윤석영(전남)과 김창수(부산)는 쉴새없이 적진을 파고들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박종우(부산)와 중앙수비에 포진한 김영권(광저우)과 황석호(히로시마)는 후방을 든든히 지켰다. 수문장 정성룡(수원)도 제몫을 했다. 8강 상대가 어떤 팀이든 두려움은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한국이 파란을 일으킬 팀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경기력은 세계적인 수준이었다.
과정은 좋다, 하지만 골결정력…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기록한 골은 2골에 불과하다.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골이 적어도 너무 적다. 태극전사들의 플레이는 물이 올랐다. 한 박자 빠른 패스는 정교했다. 압박은 단단했다. 과정만 지켜보면 100점에 가까운 매력넘치는 플레이를 했다. 좌우, 중앙에 빈공간이 열리면 어김없이 패스가 갔다. 스루패스와 롱패스도 생각대로 됐다.
하지만 마무리는 풀리지 않은 숙제다. 문전에서 슈팅을 때려야 할 타임에 패스를 했다. 수 차례의 1대1 찬스가 있었지만 기회를 허공으로 날렸다. 지나치게 완벽을 추구한 플레이는 독이었다. 집중력을 좀 더 키워야 한다. 축구는 골로 말한다. 과정이 어떻든 상대의 골망을 흔들어야 승리의 환희를 누릴 수 있다. 전반에 골이 없는 점도 보완해야 한다. 8강전부터는 토너먼트다. 패하면 곧바로 짐을 싸야한다. 골로 기선을 제압해야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선제골 싸움에서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8강전 회복이 관건이다
8강전부터는 체력도 관건이다. 사흘마다 조별리그 3경기를 소화했다. 홍명보호는 조 1위를 목표했다. '웸블리 로드'가 열리기 때문이다. B조 1위는 결승전까지 웸블리에서 경기를 치른다. 이동 부담이 없어 컨디션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행운은 멕시코가 가져갔다.
홍명보호는 5일 오전 3시30분 카디프에서 8강전을 치른다. 상대는 A조(영국, 세네갈, 우루과이, 아랍에미리트) 1위팀이다. 8강을 통과할 경우 4강전은 박지성의 숨결이 깃든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로 이동한다. 회복은 중요한 전략이다. 경기 당일 최선의 컨디션을 맞추는 것이 홍명보호의 당면 과제다.
전쟁은 새롭게 시작됐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팀이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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