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쏘기 전 바람이 불었다. 생각 못한대로 나갔다."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도 마지막 한발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 한발을 쏜 뒤 상대의 슈팅은 보지도 못했다.
기보배는 2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여자 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멕시코의 아이다 로만에게 슛오프 접전 끝에 승리했다. 자신의 올림픽 개인전 첫 금메달이자 첫 2관왕을 안겨준 값진 승리였다. 이로써 한국은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잠시 끊어졌던 여자 양궁 개인전 금메달을 다시 잇게 됐다.
기보배는 마지막 화살은 실수였다며 "화살이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나갔다. 나도 당황했는데 TV로 보고 있는 국민들도 놀랐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다 선수가 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 때 기도하고 있었다"고 했다. 기보배는 이 말을 하면서 살짝 눈물을 흘렸다. 아이다도 8점을 쏘았지만 기보배보다 중심에서 더 떨어져 패배했다.
기보배는 "운도 많이 따랐다. 하지만 대한민국 응원단들이 열심히 와서 힘이 났다"고 말했다.
런던=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기보배와의 일문일답
-오늘 분위기는.
오늘 운도 많이 따랐다. 대한민국 응원단들이 힘입게 응원해주어서 힘이 났다. 작년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실패했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 때는 선배들에게 죄송했다. 이제는 당당하게 선배님들에게 설 수 있다. 그래서 기쁘다.
-마지막 화살을 쏘고난 뒤 상대가 화살을 쏠 때의 기분은.
그동안 훈련을 열심히 해왔다. 마지막 한 발 남겨놓고 큰 부담은 없었다. 쏘기 바로 직전 바람이 불었다. 생각 못한대로 나갔다. 저도 당황했다. 국민들도 놀랐을 것이다. 아이다 선수가 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기도하고 있었다.
-슛오프까지 가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다. 9점을 쏴도 끝났을 때 8점을 쏘았다. 심경은
이번에는 9점 3개를 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항상 바람이 변수였다. 대비 못한 것이 사실이다. 다시 한번 기회가 있다고 생각으로 슛오프에 임했다.
-상당히 공격적인 슈팅을 했다.
이 경기장은 바람이 많이 분다고 들었다. 바람에는 타이밍을 짧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마지막 슛오프 화살의 차이는 얼마나 되나.
간격은 1㎝ 정도는 차이가 난 것 같다. 나는 9점에 가까운 8점이었고, 아이다는 8.2정도였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다. 금메달을 꼭 따야한다는 부담은 없었나.
오히려 그것이 저에게 부담이 덜 됐다. 꼭 금메달을 따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지난 올림픽때도 은메달 땄으니까라는 위로가 됐다.
-경기 전후에 선배들과 어떤 얘기들을 나누었나.
결승 바로 들어가기 전에 이성진을 봤다. 찾아왔더라. 8강에서 떨어지고나서 울었던 것 같다. 저한테 함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래서 나는 자신있다고 했다. 금메달 따고 오니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주었다.
-오늘 눈물을 많이 흘린다.
당연히 기쁨의 눈물이다. 같은 팀원들을 생각하면 너무 아쉽다. 나혼자만 메달을 딴 것 같아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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