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권 진입은 무난하다.'
예전같으면 메달권 진입이라는 말은 장미란(29·고양시청)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만한 말이었다. 그러나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다르다. 현실이 그렇다. 메달 색깔은 중요하지 않다.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자는 금메달이라는 압박감을 던져버리고 런던에 입성했다. "내가 목표한 기록에 도전하고 성공하겠다.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
장미란이 5일(한국시각) 런던 엑셀 사우스아레나에서 열리는 여자 역도 75㎏이상급에 출전하기 위해 플랫폼에 선다. 세계를 들어올린 그의 생애 세 번째 올림픽 무대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나섰던 마음가짐과는 다르다. 당시에는 최전성기였다. 세계를 들어올렸다. 아테네대회에서는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지만 베이징에서는 자신의 최고 기록(인상 140㎏, 용상 186㎏, 합계 326㎏·당시 세계기록)을 세우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하며 여자 역도 최중량급에서 5년간 정상을 지켰다. 그러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이후 골반과 허리, 왼 어깨 부상이 겹치면서 기록이 정체됐다. 반면 경쟁자들은 급성장했다. 중국의 주룰루(24)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28㎏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러시아의 타티아나 카시리나(21)는 2012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세계 타이기록을 세우며 장미란의 기록보다 2㎏ 앞섰다.
장미란은 현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번 올림픽의 키워드를 '도전'과 '즐거움'으로 잡았다. "중국 러시아 선수들이 나이도 어리고 체격조건이나 기량이 나보다 좋아 배울 것이 많다. 챔피언인 나도 도전자일 뿐이다. 도전자의 자세로 즐겁게 무대에 서겠다." 금메달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 놓으니 마음이 편안하다.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는게 행복하다. 올림픽을 즐기겠다"고 했다.
기록도 나쁜편은 아니다. 대한역도연맹 관계자는 "장미란이 자신의 공식 최고기록을 100% 채운다는 목표로 훈련해 런던 입성 전에 95%까지 끌어 올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큰 대회에서 플랫폼에 올라 실수한 적이 없는 장미란이기 때문에 침착한 경기 운영과 치밀한 작전을 짠다면 당일 컨디션에 따라 올림픽 2연패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장미란은 올림픽을 즐길 준비가 돼있다. '행복한 도전'이 시작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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