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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오심악재 훌훌, 태극전사들은 강했다

by 신보순 기자
단체전에 나선 한국 여자 펜싱 대표선수들이 경기도중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서로 격려하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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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악재가 없었다. 계속된 판정논란, 선수단을 주눅둘게 할 만한 충격파였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강했다. "본 때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정말 '본 때'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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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각), 신아람은 어이없는 판정에 울었다. 독일의 하이데만과 맞붙은 4강전이었다. 승리를 눈앞에 두고 '멈춰버린 1초'에 당했다. 아직까지 시끄러운 논란이 계속되는 '사건'이다.

펜싱선수단에는 비장함이 흘렀다. 코치들은 "오히려 자극제가 되고 있다. 본 때를 보여주겠다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정말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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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정진선이 남자 에페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이어 여자 사브르에서 김지연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러시아의 소피아 벨리카야를 결승에서 눌렀다. 국제대회 우승경험이 전무한 무명의 반란이었다. 여자 펜싱사상 첫 금메달이기도 했다.

3일에도 메달 소식이 들렸다. 남현희 전희숙 정길옥 오하나가 나선 여자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땄다. 동메달결정전에서 강호 프랑스를 45대32로 꺾었다. 이 역시 사상 첫 단체전 메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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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올림픽에만 금 1개, 동 3개의 호성적이다. "본 때를 보여주겠다"는 말이 결코 헛 말이 아니었다. 대한민국의 펜싱은 더 강해졌고, 이겨냈다.

유도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지난달 29일 조준호(유도 66㎏)가 판정번복으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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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호는 8강전에서 일본의 에비누마 마시시와의 연장접전을 펼쳤다. 승부는 득점없이 판정으로 넘어갔다. 3명의 심판은 조준호의 도복 색깔인 파란 깃발을 들었다. 3대0, 만장일치 판정승이었다. 하지만 후안 카를로스 바르코스(스페인) 심판위원장이 최종 판정을 제지시켰다. 비디오 판독에 들어갔다. 판정은 번복됐다. 억울했지만 받아들였다.

억울함은 역시 자극제가 됐다. 곧바로 1일 김재범(81㎏)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송대남(90㎏)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밤잠을 설친 대한민국은 만세를 불렀다. 김재범은 "판정에 대해서는 대회가 끝난 뒤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러워 했었다. 하지만 말속에 가시가 있었다. 선수들의 '한번 해보자'는 투지가 담겨있었다.

태극전사들은 올림픽을 위해 묵묵히 땀을 흘렸다. 몇번이고 포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가슴에 달린 태극기를 보고 견뎌냈다. "모든 선수가 인간의 한계를 넘는 '지옥훈련'을 마쳤다"며 "그렇게 고생하고 런던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바보'란 소리를 들을 것"이라던 남자 유도 정 훈 감독의 말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그 땀이 심판의 잘못으로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그것을 보고 더 이를 악물었다. 판정에 무너질 태극전사들이 아니었다. 태극전사들, 대한민국의 아들 딸들은 강하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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