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더워도 너무 덥다. 그 와중에 7개 팀은 무더위에 지칠 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주중 FA컵 8강전을 치렀다. 이 중 경남-수원은 90분으로는 부족했는지 연장 승부에 승부차기까지 풀코스로 소화했다. 이들이 7월 중순부터 주말-주중-주말, 주 3회 경기를 2주째 치르고 있는 반면, 나머지 9개 팀은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 FA컵 8강전의 변수가 격하게 작용할 이번 25라운드, 16개 팀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자.
경남vs대구 [4일 토요일 19:00 창원 축구센터]
경남 : 9위 / 승점 30 / 9승 3무 12패. / 대구 : 8위 / 승점 32 / 8승 8무 8패.
8위와 9위, 그리고 승점 차는 2점. 스플릿의 경계에 선 두 팀 사이에 전운이 감돈다. 승점을 1점이라도 늘려 윗동네에서 숨 쉬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는 두 팀이지만 지난 라운드 경남은 상주에, 대구는 성남에 각각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제자리걸음을 하며 주위 팀의 경기 결과에 온 몸의 촉각을 곤두세웠는데 이번엔 공교롭게도 아예 맞붙어 버렸다. 분위기는 수원과의 승부차기 끝에 FA컵 4강 고지에 깃발을 꽂은 경남의 몫, 하지만 체력 저하가 극심한 것 또한 경남의 몫이다. 한 때 시도민구단 에이스로 날렸던 경남과 현재 시도민구단 에이스 대구, 두 팀의 자존심 대결 또한 관전 포인트다.
* 상위스플릿으로 가는 길, 두 팀의 남은 일정은?
- 경남 : 대구, 서울, 대전, 전남, 부산, 광주. - 대구 : 경남, 전남, 울산, 포항, 강원, 서울.
서울vs강원 [4일 토요일 19:00 서울 월드컵]
서울 : 2위 / 승점 49 / 14승 7무 3패. / 강원 : 12위 / 승점 24 / 7승 3무 14패.
2009년 두 팀의 첫 맞대결에서 창단팀 강원에 일격을 당한 서울, 하지만 이후엔 자비 없는 6연승을 달렸다. 지난 4월 29일, 강원은 서울을 상대로 크로스바를 맞히는 등 경기 막판까지 매섭게 몰아쳤지만 후반 49분, 수비수의 볼 처리가 몰리나에 걸리며 데얀에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지난해 서울에서의 대결에서는 몰리나에게 3골-3도움, 득점-도움 동시 해트트릭이란 전무후무한 기록을 쓰게 해주었다. 강원으로선 바짝 벼르고 있을 경기다. 믿는 구석도 있다. 김학범 감독이 부임한 데 이어, 지쿠, 데니스, 한동원, 심영성, 박정훈 등 굵직한 선수들을 불러들였다. 물론 '여름 사나이' 데얀의 골 폭죽이 심상치 않은 서울도 만만치는 않다.
* 여름만 되면 살아나는 데얀?
- 7월 한 달 동안 열린 5경기에서 6골 득점.
7/1 광주전 2골, 7/21 부산전 1골, 7/25 대전전 1골, 7/28 제주전 2골.
상주vs제주 [4일 토요일 19:30 상주 시민]
상주 : 13위 / 승점 23 / 6승 5무 13패. / 제주 : 5위 / 승점 40 / 11승 7무 6패.
우리 상주가 완전 달라졌다. 연패를 일삼던 팀이 7월 들어선 패배를 모르는 팀으로 변신한 것, 7월 1일 전북에 패한 것을 제외하면 5경기에서 2승 3무다. 유창현, 김용태 등 말년 병장들과 이상협, 최철순 등 갓 머리를 빡빡 깎은 이등병들의 조화가 어우러진 결과다. 제주도 나쁘지는 않다. 난적 울산, 서울을 상대로 2무를 거둔 것을 포함, 7월 성적 5경기 2승 2무 1패다. 하지만 상주가 제주전 승리를 자신하는 근거가 있으니 바로 '제주의 원정 성적'. 홈만 벗어나면 힘을 못 쓰는 탓에 제주는 최상위권으로의 도약을 좀처럼 이뤄내질 못하고 있다. 더욱이 4-2-3-1 시스템의 핵, 산토스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것도 제주엔 악재다.
* 제주의 원정 성적이 어떻길래?
- 올 시즌 원정 성적 : 11전 2승 5무 4패.
- 4패를 안긴 팀 : 광주, 전남, 대구, 경남.
광주vs부산 [4일 토요일 19:00 광주 월드컵]
광주 : 15위 / 승점 21 / 4승 9무 11패. / 부산 : 6위 / 승점 37 / 10승 7무 7패.
두 팀 모두 지난 라운드 전적은 0-0. 광주는 김동섭, 박기동, 이승기, 임선영, 주앙 파울로, 복이를, 부산은 파그너, 임상협, 한지호, 윤동민, 맥카이를 내세웠지만 득점엔 실패했다. 두 팀 모두 여름 이적 시장에서의 별다른 영입이 없었던 것도 닮았다. 광주는 아무도 영입하지 않았고, 부산도 시즌 초 성남과 트레이드한 장학영을 등록한 것에 그쳤다. 뿐만 아니라 최근 팀의 에이스가 너무 잘하는 바람에 벙어리 냉가슴 앓는 것도 마찬가지다. 광주는 이승기가 해외 클럽들에 링크된 걸로 알려졌고, 부산은 박종우, 김창수가 런던에서의 맹활약하며 링크가 될 전망이다. 알게 모르게 닮은 두 팀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 성적은 닮지 않은 두 팀? 최근 맞대결은?
2011/5/28 부산1-광주1
2011/9/25 광주1-부산1
2012/3/24 부산1-광주2
인천vs전남 [4일 토요일 19:00 인천 축구 전용]
인천 : 11위 / 승점 24 / 5승 9무 10패. / 전남 : 14위 / 승점 23 / 5승 8무 11패.
인천과 전남하면 두 팀을 모두 거쳐간 허정무 前 감독이 떠오른다. 허정'무'라는 이름 때문에 무승부가 많다는 우스갯소리는 두 팀의 올 시즌 성적과 역대 전적에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현재 인천은 9무로 무승부 공동 1위, 전남은 8무로 공동 3위다. 홈 팀 인천 기준 8승 9무 5패의 역대 전적에서도 무승부의 향기는 진동한다. 두 팀의 분위기는 어떨까. 승승장구 인천은 수원 원정의 타격이 컸다. 3-1 패배보다도 쇄골 골절로 3개월 동안 결장할 정혁의 공백이 뼈아프다. 전남은 이적생 헤난과 플라비오가 득점에 관여하곤 있지만 8경기째 승리가 없다. 순위는 3단계 차이지만 승점은 고작 1점 차. 흥미로운 대결이 될 전망,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비기는 건 좋은데 이왕 비길 거라면 화끈하게 치고받았으면 한다.
* 만났다 하면 비기는 두 팀?
2010/10/16 전남0-인천0
2011/6/11 인천1-전남1
2011/8/7 전남0-인천0
2011/4/29 전남0-인천0
울산vs수원 [5일 일요일 19:00 울산 문수 축구]
울산 : 4위 / 승점 42 / 12승 6무 6패. / 수원 : 3위 / 승점 44 / 13승 5무 6패.
이적 시장에선 달콤한 말을 주고받던 그들, 하지만 배에는 수원 닭과 울산 호랑이, 서로를 잡기 위한 칼을 한 자루씩 숨기고 있었다. 수원의 뒤꽁무니를 보고 달려오던 울산이 지난 22라운드에서 무려 73일 만에 수원을 앞질렀지만 8월이 되기도 전에 다시 순위가 뒤집히고 말았다.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수원에 업어치기 한판승을 선사할 기회를 눈앞에 둔 울산, 이제 두 팀은 더 이상 최재수-최성환 트레이드를 이뤄내며 윈-윈을 노리던 협력 관계가 아니다. 주중 FA컵은 어떠했을까. 울산은 고양 KB에 내셔널리그에선 맛 볼 수 없었던 철퇴를 맘껏 제공했고, 수원은 저멀리 경남에서 PK까지 가는 대혈투 속에 김병지의 선방에 무너지고 말았다.
* 두 팀 사이의 굵직한 이적 역사.
- 수원→울산 : 이재성, 강민수, 최성환.
- 울산→수원 : 오장은, 이상호, 오범석, 최재수.
전북vs대전 [5일 일요일 19:00 전주 월드컵]
전북 : 1위 / 승점 53 / 16승 5무 3패. / 대전 : 16위 / 승점 20 / 5승 5무 14패.
1위 전북과 16위 대전. 기록상 두 팀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승점은 전북53 vs 대전20. 승수는 전북16 vs 대전5. 득점은 전북53 vs 대전20. 득실차는 전북+30 vs 대전-19. 두 팀 모두 주중 FA컵을 치렀고, 이 중엔 선수층이 탄탄한 전북이 조금 더 유리하다만 공은 둥근 법이고, 승부는 붙어봐야 알 수 있다. 전북vs대전은 리그 선두와 최하위의 대결만으로 설명될 경기는 아니다. 운명이 뒤바뀐 두 남자의 기분 묘한 스토리도 함께 담고 있다. 아직도 두 선수가 입은 유니폼의 색깔과 가슴에 붙은 엠블럼은 어색하기만 하다. 최근 전북의 수호신으로 또 한 번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최은성, 임대이긴 하나 대전의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김형범을 눈여겨보자.
* 1971년생, 불혹을 넘긴 최은성에게 찾아온 전성기.
- 최은성 : 16경기 출장, 12실점. 경기당 0.75골 실점.
- 주요 골키퍼 경기당 실점률.
김영광 0.84골. 김용대 0.87골. 전상욱 1.05골. 김병지 1.13골. 이운재, 정성룡 1.21골.
포항vs성남 [5일 일요일 19:00 포항 스틸야드]
포항 : 7위 / 승점 35 / 10승 5무 9패. / 성남 : 10위 / 승점 30 / 8승 6무 10패.
포항과 성남. 이름만 들어도 클래식한 느낌이 물씬 풍기지 않는가. 전통명가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두 팀이건만 올 시즌의 체면은 말이 아니다. 리그컵이 없어진 형국에서의 ACL 병행은 두 팀에 과부하를 안겼고, 여기에 정통 스트라이커의 존재감 부족까지 겹치자 두 팀의 성적은 중위권 언저리에 그치고 말았다. 포항으로선 전북을 펠레스코어로 무너뜨린 분위기를 조금 더 살리려 할 것이고, 성남은 신인 공격수 전현철과 여름 맞이로 보강한 자엘에 기대를 걸 것이다. 어째 상위권이 아닌 중위권에서 열리는 클래식 더비가 영 어색하지만 상위 스플릿에 들기 위한 두 팀의 승부가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하지 않을까 싶다.
* 스틸야드는 말 잡는 용광로?
- 2007~2011 5년 간 성적 : 포항 기준 7전 4승 2무 1패.
2007/8/25 포항2-성남1
2007/11/4 포항3-성남1
2008/9/27 포항2-성남1
2009/8/15 포항1-성남1
2009/11/29 포항0-성남1
2010/8/8 포항2-성남0
2011/3/5 포항1-성남1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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