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순간에 터지는 이승엽의 홈런.
야구팬의 뇌리에 남는 홈런을 꼽으라면 그중에 몇개는 분명 이승엽의 홈런이 있다. 2006 WBC 일본전의 역전포,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 9회말 동점 스리런, 2008 베이징 올림픽 일본전의 역전 투런 등. 그만큼 팀에 꼭 필요한 순간에 이승엽의 홈런이 터진다.
8일 인천 SK전도 그랬다. 1점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 이승엽의 홈런이 나왔다.
6-5로 쫓긴 9회초. 무사 1루서 강봉규의 희생번트가 높이 떠 투수에게 잡혔다. 1사 1루가 돼 찬스가 날아갈 것 같은 상황에서 3번 이승엽이 SK 윤길현으로부터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4구째 134㎞의 슬라이더가 몸쪽으로 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쳤고, 맞자 마자 홈런을 직감할 정도로 큰 타구가 날아갔다. 순식간에 8-5로 점수차가 벌어졌고, 5-0에서부터 따라간 SK의 추격 의지를 단숨에 꺾어버렸다.
"이전 4번의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고, 2스트라이크에 몰려 중심에 맞히려고 했는데 운이 좋았다"고 한 이승엽은 "팀 상황이 안좋은 편이고 거기에 내가 걸림돌이 된 것 같아 미안했다"고 고참으로서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표시. "지금 1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더 노력하면 좋아질 것"이라는 이승엽은 "내가 중심타선인데 팀이 원하는 타격, 타점을 올리면 팀도 분명히 좋아질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제 19개의 홈런으로 8년 연속 20홈런에 1개만 남았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최초의 기록이다. 그러나 이승엽은 20홈런에 대한 의미를 찾지 않았다. 오히려 더 높은 목표를 말했다. "20개 정도는 크게 의미가 없을 것 같다. 30홈런은 도전해볼만 하다"며 8년 연속 30홈런에 도전할 뜻을 내비쳤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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