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자탁구 대표팀이 반짝반짝 빛나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8일 밤(한국시각) 런던 엑셀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탁구 단체전 결승에서 오상은-주세혁-유승민으로 구성된 한국은 중국에 세트스코어 로 0대3으로 분패했다.
첫 주자로 나선 유승민(30·삼성생명·세계17위)은 결연했다. 아테네올림픽 남자단식 챔피언이다. 생애 네번째, 마지막 올림픽 무대였다. 세계 2위 마롱과 격렬하게 붙었다. 철옹성같은 만리장성을 상대로 죽을 힘을 다했다. 단체전 멤버로 3번째 티켓을 거머쥐기까지 부상과 싸웠고, 스무살 후배들과 경쟁했다. 2번 시드를 확보하기 위해 지구 반대편 브라질오픈까지 날아가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1-2세트를 6-11로 내줬다. 내용면에서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세계 최강 중국을 상대로 한세트라도 뺏어낼 수 있는 나라"라는 자존심으로 버텼다. 두번째 세트에선 2-6로 밀리다 6-6까지 따라잡는 근성을 보여줬다. 3세트는 유승민의 페이스였다. 특유의 포핸드드라이브로 마롱을 농락했다. 11-6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마지막 4세트를 4-11로 내주고 내려왔다.
세계 최강의 수비수 주세혁(31·삼성생명·세계10위)이 2번 주자로 나섰다. 올림픽을 앞두고 난치병 베체트병이 발견됐다. 승인받은 약물로 염증을 줄이고 나섰지만 마음고생이 적지않았다. 올림픽챔피언 장지커를 상대로 1세트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5번의 듀스 접전끝에 9-11로 1세트를 내줬다. 2세트는 주세혁의 페이스였다. '그랜드슬래머' 장지커의 모든 공격을 보란듯이 막아내는 주세혁의 철벽 수비에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쏟아졌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3-4세트도 대접전을 펼쳤지만 각각 6-11, 8-11로 내주고 말았다.
마지막 오상은-유승민의 복식조가 왕하오-장지커조와 맞섰다. 두 베테랑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오랜만에 손발을 맞췄다. 셰이크핸드와 펜홀더 오른손 전형끼리의 어려운 조합이었지만 경험을 바탕으로 짧은 시간동안 피나는 연습으로 부족한 점을 메웠다. 그러나 런던올림픽 남자단식에서 우승을 다툰 왕하오-장지커 조합은 강력했다. 결국 0-3(4-11, 8-11, 6-11)으로 물러앉았다.
난공불락 중국에 금메달을 내주긴 했지만 노장들의 투혼은 빛났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질긴 플레이를 보여줬다. 약속대로 메달 색을 바꿨다. 베이징올림픽의 단체전 동메달을 은메달로 업그레이드시키며 런던올림픽을 마감했다. 1988년 이후 한국이 따낸 메달은 금 3개, 은 2개, 동 12개였다. 마지막 올림픽 무대, 투혼으로 맞섰던 베테랑 삼총사의 은메달은 감동이었다.
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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