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에게 주자가 도루를 시도해도 아예 던지지 말라고 했다."
물론 약간의 농담이 섞이 얘기였다. 프로야구 경기 중 포수에게 도루하는 상대 주자를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으라고 하는 감독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 양승호 감독의 진심도 숨어있는 얘기였다. 그만큼 롯데 포수 강민호의 팔꿈치 상태는 좋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강민호가 8일 LG전에 팀이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그것도 도루저지로 말이다. 강민호는 이날 경기에서 결정적인 도루저지 2방으로 LG 덕아웃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6-5로 1점 앞서던 8회 LG의 무사 1루 찬스서 발빠른 대주자 윤정우를 잡아내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그 때만큼은 팔꿈치 통증도 잊은 듯 강민호 본인도 포효할 정도로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강민호의 올시즌 도루저지율은 자신의 이름값에 걸맞지 않는다. 2할 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양 감독은 강민호를 질책하지 않는다. 양 감독은 "사이판 전지훈련은 건너 뛰고 가고시마 캠프 때부터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훈련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말이다. 선수가 게을러 훈련을 못했다거나 경기 중 성의없는 플레이를 한다면 가차 없이 지적한다. 하지만 강민호는 몸이 아팠다. 뭐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금도 강민호의 오른쪽 팔꿈치는 붓기가 빠지지 않는 상태다. 말 그대로 8일 경기에서는 투혼을 발휘했다.
문제는 앞으로 강민호의 역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 코칭스태프는 강민호에게 휴식을 주고 싶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야심차게 영입한 백업포수 용덕한이 7일 LG전에서 부상을 당하며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급하게 대졸 신인포수 윤여운을 불러올렸지만 용덕한만큼 믿음을 주지는 못한다. 결국 용덕한이 돌아올 때까지는 강민호가 무조건 포수 마스크를 써야한다. 윤여운은 경기가 완전히 결판난 후반에야 잠깐씩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결국, 롯데를 상대하는 팀들은 현재 강민호의 상태를 모두 파악하고 있다. 이 말은 즉, 적극적으로 뛰는 야구를 펼칠 확률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결국, 롯데가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가려면 발빠른 타자의 출루를 최대한 막아야 한다. 그리고 투수도 견제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민호의 투혼의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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