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외국인 투수 데이브 부시의 경기를 보면 가끔 안타를 맞거나 할 때 마운드의 흙을 발로 고르는 듯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마운드의 흙이 좋지 않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것이다.
외국인 투수들이 한국무대에 올 때 적응해야할 1순위는 마운드다. 미국에서 밟았던 흙보다는 무르기 때문이다. 미국 야구장의 흙은 단단하다. 그래서 투구시 발을 내디딜 때 발이 밀리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의 마운드 흙은 미국과 달리 무른편이라 조금씩 밀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해외에서 뛰다가 온 한국 선수들도 처음엔 한국의 마운드에 불만을 터뜨리다가 곧 적응을 한다. 예전 두산에서 뛰었던 리오스는 2007년 22승을 거둘 정도로 잘 던졌으니 한국의 무른 흙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다.
그러나 부시는 예민하다. 구속이 140㎞대 초반으로 빠르지 않은 대신 다양한 변화구와 정확한 제구력으로 상대 타자들을 맞혀 잡는 스타일인 부시는 제구력 때문에 하체의 안정된 버팀이 필요하다. 그러나 시즌 중반에 온 부시는 한국 마운드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 6월 16일 처음 인천에서 한화를 상대로 던질 땐 7이닝 1실점의 호투로 승리투수가 되며 SK 마운드의 희망이 되는 듯 했다. 그런데 다음 등판인 22일 광주 KIA전도 6⅓이닝 동안 4실점(2자책)을 했다. 다행히 승리투수는 됐지만 조금 불안한 모습. 그런데 6월 28일 대구 삼성전부터 7월 17일 잠실 LG전까지 내리 4연패를 했다. 안타를 맞을 때 자주 마운드의 흙을 고르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마운드가 물러 내딛는 왼발이 미끄러져 원하는 곳으로 던지지 못했다는 항의의 모습이었다.
그나마 인천 문학구장의 흙이 단단한 편이라고. 삼성의 외국인 투수 탈보트도 처음에 한국의 무른 흙 적응에 애를 먹었다며 문학구장의 흙이 한국에서 제일 단단한 편이다라고 했다.
목동을 뺀 6개 구장에서 모두 던진 부시는 인천에서의 성적이 가장 좋았다. 3경기서 1승1패에 평균자책점 1.89. 반면 1경기씩 던진 대전과 부산에서는 5회도 던지지 못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9일 경기전 "부시가 제구력이 좋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못미치는 성적이다"라면서 "예민한 편인지 마운드 흙에 대한 불만이 많다. 흙이 그나마 단단하다는 인천에서는 성적이 좋으니 오늘은 잘던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역시 흙이 단단해서였을까. 부시는 4회초 2점을 내줬지만 6회까지 더이상 실점이 없었다. 6이닝 동안 4안타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일단 잘던져서 다행이지만 인천에서만 잘던지는 부시의 마운드 편식에 대한 이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듯하다. 로테이션상 다음 등판은 다음주 롯데와의 부산 주중 3연전 중 한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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