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8·세종고)가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에서 그간의 '폭풍' 성장세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손연재는 9일 런던 웸블리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예선 첫날 후프와 볼 종목에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두 종목 합산 55.900점(후프 28.075점, 볼 27.825점)으로 전체 24명 중 4위에 올랐다. 상위 10명이 진출하는 결선행 가능성에 파란불을 켰다. 10일 펼쳐지는 예선 둘째날 곤봉 리본에서 큰 실수 없이 자신의 연기를 펼친다면 꿈의 결선 진출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첫 종목 후프에서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맞춰 우아한 루틴을 이어갔다. 후프는 손연재가 어려서부터 가장 좋아하는 종목이다. 런던올림픽에서 선보인 후프 루틴은 지난해 몽펠리에세계선수권 당시 프로그램에 난도와 예술성을 가미해 업그레이드 한 것이라 숙련도도 가장 높다. 침착하고 우아한 연기로 28.075점의 고득점을 받아냈다. 난도 점수(D) 9.500점, 예술점수(A) 9.350점, 실시점수(E) 9.225점 등 고른 점수를 받았다.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여제' 예브게니아 카나예바(러시아, 28.100점)와 불과 0.025점밖에 차이나지 않는 고득점이었다. 카나예바는 후프를 놓치는 아까운 실수로 '신성' 다리아 드미트리예바(러시아, 28.800점)에 이어 이 종목 2위에 올랐다. 손연재는 후프 종목에서 한자릿수 랭킹 진입의 경쟁자인 실비아 미테바, 알리아 가라예바, 알리나 막시멘코 등 유럽 선수들을 줄줄이 압도했다.
볼 프로그램에선 찰리채플린의 '라임라이트' 중 '내마음의 멜로디'에 맞춰 무난한 연기를 펼쳤지만 마지막 '캐치' 동작에서의 실수가 아쉬웠다. 등뒤로 공을 받아내는 동작에서 공이 뒤로 흘렀다. 직전 벨라루스 민스크월드컵과 같은 동작에서의 실수가 반복됐다. 결선에 진출할 경우 반드시 보완돼야 할 부분이다. 아찔한 실수에도 불구하고 감점은 적었다. 심판들이 '28점대 에이스' 손연재의 존재감을 인정하고 있었다. 27.825점의 안정적인 점수를 받았다.
두종목 합산 55.900점으로 1위 드미트리예바(57.800점), 2위 카나예바(57.625점), 3위 리우부 차카시나(벨라루스, 56.450점)에 이어 중간합계 4위에 올랐다. 몽펠리에 세계선수권 당시 11위였던 '동양의 요정' 손연재의 반란이다.
9일 후프 볼 예선에 이어 10일 곤봉 리본 예선이 펼쳐진다. 올림픽은 월드컵 시리즈 대회나 세계선수권과 달리 종목별 메달이 없다. 개인전 단체전 단 2개의 메달만이 존재한다. 4종목을 합산한 개인종합 점수에서 전체 10위 안에 들어야 결선행이 가능하다. 손연재의 1차 목표는 대한민국 리듬체조 사상 첫 결선 진출, 2차 목표는 한자릿수 랭킹이다. 일단 첫 단추는 예쁘게 잘 꿰었다.
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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