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오로지 이날 하루만을 바라봤다. 연기중 슈즈가 벗겨진 건 난생 처음이었다. 그토록 간절했던 올림픽 포디움에서 "이건 뭐지"했다고 했다. 필사적으로 곤봉을 받아내는 그녀 옆에 슈즈 한짝이 덩그러니 놓였다. 당황했다. "올림픽에서 이런 일이 생기다니 중간에 별별 생각이 다들었
지만 여긴 올림픽이고, 끝까지 내 연기를 해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지난 5월 타슈켄트 월드컵에선 시작과 동시에 리본이 뚝 끊어졌었다. 그때도 그녀는 그랬다. 0점 처리될 것을 알았지만 동료 알리야 가라예바의 리본을 빌려 끝까지 연기를 마쳤었다.
어린 그녀는 끈질기고 독했다. 마지막 종목 리본 종목에서 보란듯이 28.050점을 받으며 위기를 극복했다. 당당히 전체 6위로 대한민국 리듬체조 사상 최초 결선진출의 꿈을 이뤘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손연재(18·세종고)가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전날 후프-볼 연기에서 전체 24명 중 당당히 4위에 오르고도 긴장을 풀지 않았던 그녀다. "어제 성적이 여유 있어서 그나마 괜찮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잠은 잘 잤냐"는 질문에 손연재는 "몇달 전부터 잘 못자구요"라며 웃었다. 올림픽 무대의 부담감과 긴장감으로 잠 못드는 나날을 보냈다. 첫번째 목표 삼았던 올림픽 첫 결선 진출의 꿈을 이뤘다 "결선 가게 되서 너무 행복하다. 내일 결선에서는 결과와 상관없이 내가 지난 2년간 연습한 모든 것을 후회없이 실수없이 보여주고 싶다"며 반짝반짝 눈빛을 빛냈다.
고등학교 때부터 손연재를 지도해온 김지희 리듬체조대표팀 코치는 "연재는 정신력이 강한 선수다 .곤봉을 끝낸 후 마음을 다잡고 집중해서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고 역시 손연재구나 했다. 내일 결선부터는 새롭게 시작한다. 지금처럼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김지영 대한체조협회 강화위원장은 "리본 초반에 연재가 실수를 할 뻔했지만 온몸을 최대한 젖히며 리본을 받아냈다.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 끈질김이 오늘의 결과를 만든 것"이라며 뿌듯해 했다.
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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