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았다. 눈물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흘린 것으로 충분했다. 대부분 웃었다.
홍명보호는 일본과의 2012년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2대0으로 이겼다. 경기 후 라커룸은 기쁨으로 가득했다. 홍명보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미친 놈들' 수준의 기쁨이었다. 선수들의 말을 종합해봤다.
선수들은 라커룸에 들어서자마자 던질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하늘로 던졌다. 그러더니 물과 스포츠음료를 서로에게 뿌려댔다. 홍 감독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장에는 덕지덕지 얼룩이었다. 뜻밖의 사상자도 있었다. 김태영 코치다. 선수들은 김 코치에게 음료수들을 담아놓았던 통 속 얼음을 등에 부었다. 그 순간 김 코치는 얼굴을 돌렸고 얼음이 이마를 때렸다. 김 코치는 이마가 벌겋게 달아올랐다.
울음이 아예 나오지 않은 것도 아니다. 오재석은 닭똥같은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의 마음 고생이 복받쳤다. 다른 선수들은 쏟아지는 눈물을 참았다. 구자철은 "이를 악물고 눈물을 참았다"고 말했다.
음악이 빠질 수 없었다. 붉은악마가 부른 응원가를 틀고 함께 소리높여 불렀다. '이등병의 편지'도 나왔다. 그 노래도 함께 목소리 높여 불렀다. 병역 면제 혜택을 놓고 심했던 마음 고생을 한 번에 날려버렸다.
물론 다른 걱정을 하는 이도 있었다. 바로 박일기 대표팀 주무였다. 박 주무는 "나도 기분이 좋더라. 그런데 라커룸을 너무 어질러 놓았다. 밀레니엄스타디움 관계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카디프(영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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