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시진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예외로 두지 않는다. 다른 선수와 마찬가지로 넥센 선수 1명으로 본다. 즉 같은 가족으로 대한다는 뜻.
나이트도 그러한 김 감독의 믿음으로 올시즌 최고 외국인 투수 중 한명이 될 수 있었다.
나이트는 지난 2009년 시즌 중반 삼성에 교체 외국인 투수로 입단했었다. 후반기 6승2패 평균자책점 3.56의 좋은 성적을 거둬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2010년엔 6승5패, 평균자책점 4.54로 성적이 좋지 않아 초반부터 퇴출설이 나돌았고, 오른쪽 무릎 연골 부상으로 끝내 방출을 당했다. 이어 수술까지 받아 다시 한국으로 오기는 힘들다는 예상이 많았다.
넥센이 지난해 나이트를 불렀다. 그가 한국에서 보여준 실력이라면 몸상태가 좋다면 충분하다는 평가에서였다.
허나 지난해 성적은 분명 실망이었다. 4월엔 1승3패를 했지만 평균자책점이 2.27로 좋았지만 5월엔 3패에 평균자책점이 6.59로 치솟았다. 다른 팀이었다면 팬들이 퇴출을 부르짖었을 성적. 그러나 김 감독은 그를 시즌 끝까지 선발로 내세웠다. 외국인 선수를 교체할 수 없었던 팀 사정도 있었지만 그의 실력을 믿은 것. 결국 7승15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시즌을 마감.
김 감독은 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나이트를 직접 감독실로 불렀다. "난 내년에도 너와 함께 할 것이다. 단 무릎이 100%가 돼야한다"고 했다. 실력이 나오지 않은 것이 수술후 완전하지 않은 무릎 때문이었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었다.
그는 미국에서 꾸준히 재활을 했고, 건강한 무릎으로 애리조나 캠프에 합류했다. "작년에 스프링캠프에 합류했을 땐 전혀 뛰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던지는 스케줄이 늦어질 수 밖에 없었다"는 김 감독은 "올해는 완전히 좋아진 모습으로 모든 훈련을 소화했다"고 회상.
나이트는 11일 목동 한화전서 국내 무대 데뷔후 처음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그것도 4사구를 하나도 내주지 않은 무4사구 완봉승. 넥센 역사상 2008년 장원삼 이후 두번째이고, 김 감독이 넥센 감독으로 부임한 2009년 이후로는 첫번째다. 11승으로 다승 공동 2위에 평균자책점은 2.32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김 감독은 "무릎이 좋아지다 보니 안정감 있게 던지게 돼 제구력이 예전처럼 좋아진 것이 올시즌 나이트가 잘던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나이트의 고공행진을 보고 다른 팀 팬들은 구단에 "왜 나이트를 안데려왔냐"고 질책할 수도 있다. 허나 넥센이 아니었다면, 김 감독이 아니었다면 올해 나이트의 투구를 볼 수 없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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