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한국 축구를 지배한 히딩크 시대를 뛰어넘었다.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선물한 홍명보 감독이 새 시대의 주인공이었다. 11일(이하 한국시각) 한-일전은 클라이맥스였다.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의 첫 도전 이후 64년이 흘렀다. 일본은 44년 전인 1968년 멕시코시티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동메달결정전, 벼랑 끝이었다. 첫 4강 진출에도 한-일전에서 떨어지면 그동안 쌓아던 명예가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었다. 기로에 선 그의 여정에 일본은 없었다. 홍명보호는 숙적 일본을 2대0으로 꺾고 시상대에 올랐다.
홍명보, 그의 이름 석자에는 늘 미소가 흐른다.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4강 신화를 연출했다. 그러나 알려진 겉과 속은 다르다. 사석에서 만나면 종종 고충을 토로한다.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터진 중복 차출 잡음에 마음 고생이 심했다, 유럽파는 아예 소집을 할 수 없었다. J-리거는 읍소해야 했다. 늘 선수들이 바뀌었다. "새롭게 볼 선수는 없다. 단지 어느 선수가 차출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봐야할 뿐이다." 감독으로서는 아픔이었다. '힘들죠'라고 물으면 희미한 미소를 지을 뿐이다. 그러면서 "우리 팀은 늘 스토리가 있다"는 말로 위안을 삼았다.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이은 첫 올림픽 메달의 감격을 선물했다.
더 이상 히딩크 감독에게 얽매일 필요가 없다. 런던올림픽을 통해 홍 감독은 지도자로서도 최고의 축구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철학은 특별했다.
홍 감독이 가장 억울해 하는 고정관념이 있다. 미소다. 활짝 웃는 포인트를 찾기 힘들다. 무뚝뚝함의 대명사라고도 한다. 실상은 다르다. 그는 제자들과는 격의없다. 농담을 건네면 어린 선수들이 피식 웃을 정도로 부드럽다. 눈물도 많은 남자다. 부담이란 단어를 지우기 위해 최대한 자율을 보장한다.
단 지켜야 할 본분은 분명하다. 자율속에 엄격한 룰이 있다. 훈련 중간 물 마실 때에도 행동요령이 있다. 물을 마시는 것은 자유다. 그 이후가 중요하다. 그라운드로 돌아갈 때는 무조건 뛰어야 한다. 홍 감독은 마음가짐이라고 설명했다. "물을 마실 때는 긴장의 끈을 살짝 놓을 수 있다. 하지만 물을 마신 후 고개를 돌리는 순간 훈련은 시작된다. 뛰며 정신 자세를 다잡아야 한다. 그래야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식사시간에도 규칙이 있다. 개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팀이다. 일사불란하게 시작과 끝을 함께 한다.
대표선수의 본분도 잊어선 안된다. 홍 감독은 화려해 보이지만 어린 시절에는 무명이었다. 엘리트 코스를 밟지 못했다. 청소년대표 홍명보를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누구보다 태극마크의 고귀함을 잘 알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대표팀에 발탁되면 자만심에 빠질 수 있다. 복장으로 통제한다. 훈련복의 통일은 기본이다. '사복'도 점검의 대상이다. 대표팀 입소시 선수들은 티셔츠를 바지 안에 넣어 정갈하게 입어야 한다. 한 명이라도 튀거나 불량한 건 용납이 안 된다.
지원스태프와의 관계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대표팀에는 선수 들 뿐만 아니라 행정, 의무, 장비, 운송 담당들이 있다. 음지에서 땀을 흘리는 조력자다. 모두가 한 구성원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서로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선수들이 힘들 때는 늘 맨앞에 서 있었다. 올림픽을 앞두고는 박주영의 병영 연기 논란이 불거졌다. "군대를 안 가면 내가 대신 가겠다"는 말로 잠재웠다. 홍정호(제주) 장현수(FC도쿄) 한국영(쇼난 벨마레)의 부상 낙마에 이어 와일드카드 정성룡(수원)과 김창수(부산)도 다쳤다. 그는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다른 선수들을 믿었다. 홍 감독은 올림픽 직전 "후회없이 싸우겠다"고 했다. 고지는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었다, 약속을 지켰다.
홍명보호는 올림픽을 끝으로 잠시 사라진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은 차근차근 시간을 갖고 생각을 할 것"이라고 했다. 홍 감독은 이제 마흔 세살이다. 한국 축구의 산역사인 그는 또 다른 신화를 준비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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