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가 타석에 서있는 타자를 잡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땅볼, 뜬공, 그리고 삼진. 이중 투수 입장에서나 팬들 입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건 삼진이다. 땅볼과 뜬공 아웃카운트에 대한 타이틀은 없어도, '탈삼진'이란 기록은 투수에게 매우 중요한 개인 타이틀 중 하나다. 수비하는 팀의 팬들 역시 투수의 호쾌한 삼진에 짜릿함을 느낀다.
삼진은 낫아웃 상황을 제외하곤 아예 타자가 1루로 향할 수 없게 만든다. 그렇다면 나머지 둘, 땅볼과 뜬공만 놓고 보면 무엇이 더 안정적인 방법일까.
2012년 최고의 외국인 투수? '땅볼 유도형' 나이트
땅볼 유도형 투수들이 각광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모든 조건이 동일했을 때 뜬공에 비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뜬공은 분명 장타의 확률이 높다. 땅볼도 코스가 좋을 경우 안타가 될 수 있지만, 장타의 위험성은 낮다. 하지만 뜬공은 타구의 방향, 그리고 거리에 따라 장타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흔히 땅볼 유도형 투수들에겐 '위기관리능력이 좋다'는 기분 좋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바로 이러한 확률 싸움에서 뜬공 투수보다 땅볼 투수가 앞서기 때문이다.
올시즌 프로야구에서 가장 뛰어난 땅볼유도형 투수는 누구였을까. 14일까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를 기준으로 1위는 넥센의 나이트다. 땅볼로 234명의 타자를 잡았고, 뜬공으로 113개의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땅볼/뜬공 비율이 2.07이다. 땅볼 아웃카운트가 뜬공의 두 배가 넘는 이는 나이트가 유일하다.
나이트는 올시즌 22경기에 선발등판해 11승3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중이다. 22경기 중 19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할 정도로 압도적인 모습. 현재 다승 공동 2위에 평균자책점 1위다. 이쯤 되면 올시즌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
나이트는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7승15패 평균자책점 4.70. 완전치 못한 무릎 상태 탓에 공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투구 시 무릎에 힘이 제대로 실려 원활히 중심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 제구력이 동반된 낮게 깔리는 직구에 힘까지 더해졌다. 덕분에 변화구의 위력이 살아난 것이다. 특히 직구처럼 날아오다 가라앉는 싱커를 통해 탁월한 땅볼 유도를 선보이고 있다. 직구에 대비한 타자의 배트가 공 윗부분을 때리게 되는 것이다.
한화 박찬호는 과거와 달리 커터, 싱커, 투심 패스트볼 등 변종 직구를 즐겨 던진다. 힘으로 윽박지르는 피칭에서 맞혀 잡는 피칭으로 변화한 것이다.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6.22/
외인 대세 속 해외파 박찬호-김선우의 탁월한 땅볼 유도
대표적인 땅볼 유도형 투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외국인선수가 대다수다. 롯데 사도스키가 땅볼/뜬공 비율 1.99로 2위에 올랐다. 땅볼 아웃 165개, 뜬공 아웃 83개. 올시즌 21경기서 6승5패 평균자책점 4.91로 부진하지만, 지난해 땅볼 유도 1위(1.63)의 명성을 이어갔다. 싱커를 비롯해 볼끝이 지저분한 공을 즐겨 던지는 것이 이유다.
삼성 탈보트(1.92)와 넥센 밴헤켄(1.65), LG 주키치(1.56)가 3위와 4위, 6위에 오르며 맞혀 잡는 피칭이 대세라는 걸 증명했다. 세 명 모두 팀 내에서 자기 몫 이상을 해내는 외국인선수들. 탈보트는 11승으로 다승 공동 2위에 올라있고, 주키치는 다승 공동 5위(10승)에 평균자책점 5위(3.28)를 달리고 있다. 밴헤켄은 8승4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나이트와 함께 훌륭한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다.
재밌는 건 5위와 7위에 한화 박찬호(39)와 두산 김선우(35)가 올라있다는 점이다. 박찬호는 땅볼(137개)/뜬공(87개) 비율이 1.57이다. 김선우는 1.52(땅볼 166/뜬공 109)다. 둘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뛰다 국내무대로 돌아온 베테랑 중의 베테랑.
공통점은 또 있다. 둘 모두 과거 젊은 시절의 윽박지르는 피칭에서 벗어나 맞혀 잡는 피칭으로 변화를 꾀했다는 것.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그리고 현명하게 변화를 수용한 것이다.
박찬호는 전성기 시절 직구와 체인지업, 커브 만으로도 승부가 가능했을 정도로 빠른 공의 위력과 체인지업의 구속 변화가 좋았다. 하지만 직구 구위가 떨어지면서 2010년 이후 커터, 싱커, 투심 패스트볼 등의 변종 직구를 많이 구사하고 있다. 모두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급격히 변화하는 공이다.
김선우 역시 스플리터와 투심 패스트볼이 주 메뉴다. 지난해 16승(7패)으로 다승 2위에 올랐을 때에도 땅볼/뜬공 비율이 사도스키와 나이트에 이어 3위(1.51)였다. 올해는 무릎이 좋지 못해 시즌 초반부터 고전했다.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장기였던 제구력이 급격히 나빠졌다. 높게 몰리는 공이 많아지면서 뜬공 아웃카운트(109개)가 급격히 늘어난 게 땅볼 유도율이 떨어진 이유다.
세이버매트릭스의 확률? 난 확률은 무시해
앞서 땅볼 유도형 투수들의 '확률'이 높다는 일반론을 제기한 바 있다. 이는 피장타율에서 피안타율을 뺀 순장타허용률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는 순수한 장타를 얼마나 허용했는 지 나타내는 수치. 순장타허용률 1위는 탈보트(7푼4리)다. 땅볼/뜬공 비율 1위였던 나이트는 3위(8푼3리)에 올라있다. 주키치(8푼3리)와 사도스키(8푼6리)도 3위, 5위에 올라있다.
물론 여기서 세이버매트릭스(수학적 통계로 야구를 보는 방법론)가 갖는 허점 역시 확인할 수 있다. 땅볼/뜬공 비율 상위 랭커 중 순장타허용률이 높은 이는 밴헤켄과 김선우가 있다. 밴헤켄은 1할4푼1리로 최하위, 김선우는 1할4푼으로 뒤에서 두번째에 위치했다. 특히 김선우는 밸런스 문제로 높게 몰리는 공이 많아지면서 뜬공 허용과 장타 허용이 많아졌다.
세이버매트릭스의 '확률'을 비웃듯,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는 이도 있다. 롯데의 왼손투수 유먼이다. 유먼은 땅볼(122개)/뜬공(171개) 비율이 고작 0.71에 불과하다.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 중 최하위. 전형적인 뜬공 투수다. 하지만 유먼은 순수피장타허용률이 고작 7푼7리에 불과하다. 탈보트에 이어 2위다. 뜬공 투수임에도 웬만해선 장타를 허용하지 않은 것. 이는 낮은 확률을 구위로 이겨낸 케이스로 볼 수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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