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6600여석의 안양종합운동장이 술렁거렸다. 15일 운동장을 가득메운 관중들은 한국과 잠비아의 친선경기 전반이 끝난 뒤에도 대부분 좌석을 지켰다. 통상 하프타임에는 화장실을 가거나 라면, 음료수 등 먹을 것을 사러 움직이는 관중들이다. 이날은 모두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런던의 영웅' 환영행사가 하프타임에 진행된다는 공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프타임에는 시선이 그라운드 한 곳으로 쏠렸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과 김태영 수석코치, 김봉수 골키퍼 코치, 박건하 코치가 등장했고 함성이 터져 나왔다. 꽃다발 증정식에서 관중들은 '홍명보'를 연호하며 화답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 신화를 이뤄낸 '영웅'들의 화려한 귀환이었다. 올림픽의 감동을 그대로 안고 나타난 올림픽대표팀 코칭스태프 덕분에 동메달의 여운이 안양종합운동장을 휘감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때처럼 '대~한민국'을 외치는 목소리는 우렁찼다. 붉은 물결이 만들어내는 파도타기는 장관이었다. 태형태극기가 관중석을 수 놓았다. 지난 11일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따냈던 홍명보호의 귀환이 이날 축제의 화려한 방점이었다. 런던의 열기가 고스란히 경기도 안양에서 이어졌다.
2010년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안양에서 연습경기를 가졌던 홍 감독도 운동장의 열기에 환한 미소를 보였다. 관중들의 환대는 새로운 희망이었다. 올림픽은 환희와 함께 막을 내렸지만 열기는 식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오늘 안양에서 확인한 이 열기가 K-리그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는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이 올림픽을 통해 큰 경험을 쌓았다. 대표팀에 가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제자들의 선전도 기원하는 한편 "이젠 올림픽대표팀이 아닌 최강희 감독님이 이끄는 A대표팀 스타일에 맞게 플레이를 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행사장에는 일본인인 이케다 세이코 피지컬 코치는 동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홍 감독은 "한-일전 이후 이케다 코치가 홍역을 앓고 있는게 사실이다. 한국에 머물고 있지만 함께 오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환영식의 주인공은 올림픽대표팀 코칭스태프 뿐만이 아니었다. 동메달을 따낸 직후 관중에게 건네받은 '독도는 우리땅' 종이 피켓을 들고 세리머니를 한 이유로 동메달 박탈 위기에 처한 박종우(부산)도 응원의 중심에 있었다. '박종우, 우리는 자랑스럽습니다.' 관중석에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관중들의 외침이었다. 박종우는 '축제의 현장'에 없었지만 축구팬들의 마음 속에는 그는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안양=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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