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의 어설픈 해명 공문이 일본의 기를 살려준 꼴이 됐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일본축구협회의 단호한 대처를 촉구하고 나섰다. 산케이신문은 18일 '한국 대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 문제는 빙산의 일각, 불경의 연속에 단호한 태도를'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일본축구협회는 대한축구협회와의 관계를 배려하고 유감의 뜻을 전했다는 정도로 사태를 수습하려 하고 있으나, 불충분한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FIFA규정을 조목조목 따져가면서 '피켓이 한국 선수(박종우)에게 전달된 시점부터 한국 축구의 행위가 문제가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한-일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의 분위기까지 걸고 넘어졌다. 신문은 '경기장 스탠드에는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것으로 알려진 안중근과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출병을 물리친 이순신의 거대 초상화가 걸렸다. 기미가요(일본 국가) 연주시 기립하지 않는 한국 언론도 눈에 띄었다'는 감정적인 논조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강한 태도로 재발 방지를 촉구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산케이 신문은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 성향 신문으로 그동안 한국 문제에 비판적인 관점을 견지해 왔다.
신중하게 박종우 논란을 전하던 일본 언론들이 강경한 태도로 선회한 것은 축구협회의 '굴욕 외교'가 한 몫을 했다. 축구협회는 13일 조중연 축구협회장의 이름으로 다이니 구니야 일본축구협회장에 '올림픽 축구 경기 직후 비스포츠적인 축하 행동(Unsporting celebrating activities after Olympic football match)'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축구협회는 '유감'의 뜻을 전했을 뿐, 해명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일본축구협회장이 일본 취재진에 "조중연 회장 명의로 '미안하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는 사죄와 재발방지를 강조하는 내용의 이메일과 팩스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굴욕 외교'가 도마에 올랐다. 축구협회는 일본 측이 내용을 확대해석했다며 반발했으나, 17일 안민석 민주당 의원을 통해 공문에서 다수의 부적절한 표현과 사실상의 사죄를 뜻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져 뭇매를 맞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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