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의 설움을 훌훌 날렸지만 웃지는 못했다.
22일 SK-한화전에 열린 문학구장에서 비운의 깜짝 스타가 등장했다.
최하위 한화에 뜻밖의 희망을 안겨줬고, 5연승 중이던 SK를 깜짝 놀라게 만든 이다.
한화 선발 윤근영(26)이 주인공이었다.
대전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5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윤근영은 프로 7년차이지만 무명이나 다름없었다.
데뷔 첫해인 2005년 51경기에 출전해 1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하며 원포인트 릴리프로 반짝 활약한 게 전부였다. 이후 팔꿈치 부상으로 2006년을 쉬었고, 2007년 시즌 이후 군입대하면서 잊혀져갔다.
2010년 제대후 팀에 복귀를 하고 나서도 주로 2군에 머물 때가 많았다. 이날 SK전 이전까지 프로 5시즌 동안 통산 성적이 127경기 3패2세이브8홀드에 불과할 정도였다.
이날 선발 등판도 생애 두 번째였다. 지난해 6월 8일 잠실 LG전때 승패없이 3이닝 2자책점을 기록한 이후 441일 만이었으니 선발 데뷔전이나 다름없었다.
한화로서도 부상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간 유창식을 대신해 긴급 투입한 선발 자원이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상대 선발이 최근 2연승에 한화전 2연승을 달리고 있던 막강 송은범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게다가 SK는 최근 8개팀 가운데 최다 5연승을 달리며 신바람을 내는 중이었다.
하지만 윤근영은 보란듯이 SK 타선을 압도했다. 4회초 선두타자 임 훈에게 좌전안타를 맞기까지 무안타 1탈삼진 4사구 2개, 무실점으로 SK 타선을 압도했다.
그 사이 한화는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 3-0으로 달아나며 윤근영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윤근영은 5회말 박진만에게 투런포를 맞았지만 한화 타선이 6회초 2점을 추가한 덕분에 승리요건을 채우며 기분좋은 임무수행을 눈앞에 두게 됐다.
6회말 선두타자 김강민을 삼진으로 잡고, 임 훈에게 볼넷을 내준 뒤 두 번째 투수 정대훈과 교체될 때까지만 해도 윤근영과 한화 덕아웃의 표정은 밝았다.
하지만 이게 웬걸. 정대훈이 첫 상대 최 정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이호준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으면서 5-5 동점을 허용했다. 윤근영의 생애 첫승 꿈도 함께 날아가 버렸다.
결국 윤근영의 손에 남은 것은 데뷔 후 한 경기 최고 성적표였다. 5⅓이닝 동안 3탈삼진, 4사구 4개, 2안타, 3실점이다.
인천=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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