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들어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옷입니다."
김봉길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46)은 회색 수트를 가리키며 씩 웃었다. 4일 전남 드래곤즈전 승리부터 이어진 파죽지세 5연승과 함께 한 '행운의 징표'였다. 이날도 김 감독은 행운이 이어지기를 바랐다.
김 감독 뿐만이 아니었다. 모두의 염원이었다. 8월 들어 가진 5경기 전승의 기세를 믿었다. 인천축구전용구장에는 1만4033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개장경기였던 3월 11일 수원 삼성전(1만7662명) 이후 가장 많은 관중 수였다. 인천 서포터스 미추홀 보이스는 경기 시작 전부터 경기장 주변을 돌면서 승리 기원 퍼포먼스를 벌였다. 김 감독은 "오늘 찾아주신 관중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를 안겠다"고 다짐했다. 너나 할 것 없이 목청 터져라 인천을 외쳤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미소를 짓지 않았다. 인천은 전반전부터 파상공세를 펼쳤으나, 제주의 수비진은 쉽게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후반 중반에 접어들면서 제주가 공세로 전환하자 인천의 발은 더욱 무거워졌다. 후반 추가시간 끝자락에 잡은 코너킥 찬스마저 무위로 돌아가면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인천 선수들은 모두 땅바닥에 누워 하늘을 쳐다봤다. 마지막 힘을 짜냈지만 잡지 못한 승리가 야속했다. 탄식과 실망이 그라운드에 넘쳤다.
누구도 이들을 탓하지 않았다. 관중석에서는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서포터스도 "사랑한다 인천"을 외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개막 직전부터 터진 선수단 월급 미지급 문제와 외부의 잡음, 허정무 감독의 사퇴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던 인천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이겨내고 누구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며 환희의 순간까지 달려왔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파란만장했던 인천 드라마의 시즌1은 그렇게 마무리 됐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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