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위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힘써야죠."
스플릿시스템에 의해 K-리그가 나뉘었다. 그룹A-그룹B, 목표가 전혀 다른 그룹이다. 한쪽은 우승을, 한쪽은 강등권 탈출이 지상과제다.
인천은 막판 그룹A 합류가 좌절됐다. 26일 제주전에서 0대0으로 비긴 탓이다. 대신 경남이 그 한자리를 차지했다. 한골만 넣었어도 기쁨은 인천의 몫이었다. 아쉽다.
누구보다 아쉬운 건 김봉길 감독일 것이다. 그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지난 전북전에서 퇴장을 당한 탓이다. 하루가 지난 27일,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제는 많이 아쉬웠는데 오늘은 조금 괜찮네요." 목소리가 밝았다. 전날만 해도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씁쓸해했던 김 감독이다. 원없이, 할만큼 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보통 이런 경우 동기부여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사실 그룹B의 상위권팀은 특별한 목표점이 없다. 강등권과는 일단 거리가 있다. 한숨을 돌릴 수 있다. 하지만 잘해봐야 9위다. 감독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어느 팀도 쉬운 상대가 없고, 남은 14경기 모두 중요하죠. 한숨 돌릴 여유같은 거 없어요"라고 했다. 방심을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현재 순위를 한번 살펴보자. 9위 인천은 승점 40이다. 그 아래로 대구(승점 39), 성남(승점 37)이 붙어있다. 12위 전남부터 승점 29로 차이가 난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인천은 별 문제가 없다.
그런 만큼 목표설정이 더 중요하다. 김 감독은 "그동안에는 중위권을 목표로 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냈습니다. 시즌 초만 해도 많이 어려웠죠. 전력상 열세였고, 여러가지 문제가 겹치면서 경기를 이기기 힘든 상황이었죠. 선수들이 잘 따라줬고, 일단 1차 목표는 이뤘다고 봅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잘해야 9위지만, 9위에서 안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죠. 팬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새로운 목표를 언급했다.
사실 이 말속에는 내년시즌에 대한 준비의 의미가 섞여있다. 인천은 이제 만들어지고 있는 팀이다. 김 감독이 시즌 초 지휘봉을 잡은 뒤 조금씩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제주와의 경기 전에는 5연승의 신바람도 탔다. 김 감독은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게 큰 힘이 된 것 같습니다. 시민구단의 특성상 특급 외국인선수를 데려오기 힘들고, 전력보강도 남들만큼 하기가 어렵죠. 있는 선수들을 갖고 꾸려가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이 고맙죠"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팀을 더 정비해야죠.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다듬고, 할 일이 많습니다"라며 웃었다.
주위에서는 인천의 기적이라고들 한다. 당초 유력한 강등권 후보였었다. 시즌이 막을 올리자 그 평가대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갈수록 팀이 달라졌다. 지금은 시즌초와 전혀 다른 인천이다. 그만큼 많은 노력이 있었다. 기적이 아닌 땀과 노력의 결과물인 것이다.
이제 그룹B의 경쟁이 시작된다. 김 감독이 이끄는 인천,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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