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전람회'가 탄생할 수 있을까?
올해로 36회를 맞이한 MBC 대학가요제가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십년 동안 실력 있는 뮤지션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던 대학가요제는 가요계가 아이돌 중심으로 재편되고 기획사의 트레이닝-매니지먼트 시스템이 강화되면서 2000년대 이후 좀처럼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대중문화 곳곳에 1990년대 감성이 스며들고 복고 열풍이 일어나면서, 1990년대의 감성을 대변한 여러 뮤지션들을 배출한 대학가요제도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다.
우선 참가자들의 음악 장르부터 달라졌다. 대학가요제를 연출하는 김준현 PD는 "지난 해에는 참가자들 대부분이 밴드 음악이나 힙합 장르 중심이었는데, 올해는 기타 연주와 어쿠스틱한 음악을 선보이는 참가자들이 훨씬 많아졌다"고 특징을 설명했다. 한동안 '기억의 습작'을 흥얼거리게 만든 '건축학개론' 열풍이나 아이돌 맹공을 뚫고 음원차트를 휩쓴 버스커버스커의 감성음악의 출현처럼, 대중음악계의 변화된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또한 대학가요제가 선보일 음악들이 대중의 감성에 파고들 여지도 많아졌다는 의미다.
올해 대학가요제는 K-POP 열풍과 리얼 버라이어티도 접목시켜 대중성을 강화했다. 기존의 경선 부문 엔트리 외에도 K-POP을 즐기는 전세계 대학생들을 위해 특별 엔트리 부문을 신설했다. 유튜브를 통해 기존곡을 편곡해 노래한 영상을 업로드하면 예선을 통해 최종 5팀을 선발해 대학가요제 본선에 초청할 계획이다. 외국인 대학생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그리고 본선에 진출하기까지 펼쳐질 치열한 예선 과정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제작돼 MBC뮤직 채널을 통해 방영할 계획이다. 김준현 PD는 "그간 1차 예선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인 참가자가 2차나 3차 예선에서 작은 실수나 컨디션 문제로 탈락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었다"며 "예선전을 리얼 버라이어티로 제작하는 것은, 참가자 선발 과정에 집중함으로써 실력 있는 참가자들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예선 과정이 이전보다 한층 정교해졌다. 평가 기준도 음악의 진정성과 신선함에 큰 비중을 둘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전심사를 담당할 인원이 두 배 이상 증원되었고, 최종 엔트리가 결정되기까지 다양한 평가 단계도 추가됐다. 8월 말에 진행되는 최종 예선에는 클래지콰이의 클래지, 케이윌 등 실력파 가수들이 심사위원으로 나선다.
복고 열풍과 K-POP 열풍, 리얼 버라이어티의 힘을 얻은 대학가요제가 1990년대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신해철과 전람회 김동률을 이을 대학가요제 간판 뮤지션은 오는 11월 탄생할 예정이다. 이효리는 10년 연속 MC 마이크를 잡는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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