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도로 성장하는 일본 여자 축구의 힘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30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가진 일본과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8강전에서 1대3으로 패했다. 일본은 이날 경기서 전반전에만 세 골을 터뜨리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이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경기 전 다득점을 예상했던 요시다 히로시 일본 감독의 예언은 적중했다.
요시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8강전은 큰 고비였다. 세계적인 대회에서 마지막까지 싸울 수 있는지에 대한 분수령이었다. 이런 경기에서 이길 수 있었던 부분에 기쁘게 생각한다"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좀 더 공격적인 경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지만, 조별리그에서 체력소모가 많았던 부분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볼이 미끄러워 패스 미스가 잦았던 부분이 있었다"는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일본은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얻으면서 기선을 제압했으나, 7분 뒤에 실점하면서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두 골차로 점수를 벌린 뒤 나선 후반전에서는 체력적으로 다소 지친 부분이 엿보이면서 한국과 대등한 경기를 했다. 요시다 감독은 "한국이 치른 조별리그 세 경기를 철저히 분석했다. 특히 측면에서 파고드는 선수들이 굉장히 스피드가 좋은 것을 파악했다. 때문에 측면을 봉쇄하고 한국 선수들의 공격 가담 능력을 떨어뜨리는 부분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대가 한국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의식하지는 않았다. 8강에 승리해서 4강에 오를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집중했다. 상대가 한국이기 때문이라기 보다, 승리에 만족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승부였다. '숙적' 일본을 상대로 필승을 다짐했던 만큼 안타까움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냉정하게 바라보면 2011년 독일여자월드컵 우승, 2012년 런던올림픽 은메달을 따낸 일본과 한국 여자 축구의 수준차가 드러난 경기라고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요시다 감독은 "격차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오늘 경기서 한국과 일본의 수준차는 느끼지 못했다. 한국은 체력과 반격, 공수전환 등 일본보다 뛰어난 점도 많다. 일본은 개인기가 약간 한국보다 높을 뿐이다. 오히려 일본이 갖고 있는 개인기를 얻게 된다면 한국은 굉장히 위협적인 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요시다 감독과 동석한 수비수 기노시타 시오리(20·NTV)는 "4강에 오르게 되어 기쁘다. 한국전이 매우 중요하다고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했는데, 승리했다. 아주 좋은 경험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전에는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이끌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도 조별리그보다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일본다운 플레이를 보여준 것에 만족한다. 다음에는 좀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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