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랑 진짜 한번 붙어보고 싶습니다."
가을이다. 이 즈음 생각나는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SK 조동화다.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을 펼친 덕분에 그가 얻은 별명은 '가을 동화'다. 예전 인기드라마 제목이 그대로 조동화의 별명이 됐다. 하지만 조동화는 지난 1년간 부상과 사투를 벌였다. 지난해 9월20일 부산 롯데전에서 수비를 하다 왼쪽 무릎을 크게 다쳤다. 인대가 파열되는 등 선수 생명에 위기가 찾아왔다.
조동화는 수술을 원했다. 인대를 재건해야 조금이라도 선수 생활을 길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민 끝에 찾아간 삼성서울병원측에서는 수술 없이 오로지 재활만을 할 것을 권유했다. 담당 의사의 끈질긴 설득 끝에 수술을 포기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조동화는 지난 1일 두산전을 앞두고 올시즌 처음으로 1군에 올랐다. 약 11개월만에 밟은 1군 무대였다. 4-3으로 앞선 8회말 이호준의 2루 대주자로 출전했다. 이어 박정권의 땅볼때 3루까지 진루했다. 2일 인천 두산전에 앞서 조동화를 만났다. 왼쪽 무릎에 아이싱을 한 채 취재진 앞에 앉았다.
조동화는 "어제는 한국시리즈만큼 설레거나 부담스러운 것은 없었다. 하지만 2루에 나가보니 아무 생각도 나지않고 멍한 상태였다. 3루로 슬라이딩을 해 세이프되는 순간,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며 약 1년만의 1군 출전 소감을 밝혔다.
조동화는 "나는 원래 웨이트를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재활기간 동안에는 오로지 웨이트만 했다. 무릎 근처 근력을 강하게 해야 회복이 빨라지기 때문이었다. 정말 힘들었다. '수술을 할 걸 그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태어나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1년이었다는 이야기다.
이어 조동화는 "지금 무릎 상태는 90% 정도다. 교수님의 말씀대로 수술을 받지 않은게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대주자든 대타든 어떤 역할이라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조동화의 재활에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은 다름아닌 동생 조동찬(삼성)이다. 조동찬도 형과 똑같은 부위를 다쳐 같은 병원에서 수술과 재활을 받은 경험이 있다. 조동화는 "재활을 마치고 나서 동생이 무릎 보호대를 마련해 줬다. 어제도 유니폼 안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출전했다. 무릎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해주고 보호해주는 것이다"며 "재활을 하는 동안 동생이 많은 조언을 해줬다. 동생이지만 고마운 마음이 무척 많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조동화는 "동찬이와는 2010년 한국시리즈에서 붙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 나나 동생이나 뛰는둥 마는둥 별 활약을 하지 못했다"면서 "올해는 정말 기회가 된다면 한국시리즈에서 만나 진검승부를 펼치고 싶다. 아마 동생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한국시리즈에서의 형제 대결을 기대했다.
조동화의 복귀를 반긴 사람은 또 있었다. SK 이만수 감독이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지난 1년간 수술도 하지 않고 재활을 잘 참고 돌아와 정말 고맙다. 어제는 대주자로 나갔지만, 앞으로 대타와 대수비로 조금씩 출전 기회를 늘려주려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조동화가 시즌 막판 수비와 주루에서 큰 힘이 돼주기를 바라고 있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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