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양승호 감독은 이른바 '5할 전법' 추종자다.
마지막 순위싸움이 치열한 이 시기에도 5할 승률 유지 전략을 들고 나왔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선두 삼성을 따라잡겠다고 무리할 게 아니라 반타작 승리만 거두겠다는 생각으로 2위를 지키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양 감독은 지난달 초반에도 5할 전법을 거론했다. 당시는 2위 수성이 아니라 4강 진입을 위해 5할 승률이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어디 그 뿐인가. 지난 5월에는 "롯데는 여름에 강하기 때문에 5월을 5할 승률로 넘기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알고 보니 양 감독에게 '5할 전법'은 카메레온처럼 겉만 바뀌어 등장하는 단골메뉴였던 것이다. 하기야 야구판에서 4강 진입의 기준 승률이 5할이니 양 감독의 5할 예찬론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양 감독이 이번에 들고 나온 '5할 전법'은 막연한 기준제시가 아니라 치밀하고도 현실적인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정규시즌 우승에 대한 야망도 살짝 엿보이는 계산이기도 하다.
우선 양 감독은 3위 SK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반타작에 집중해야 한다. 앞으로 롯데와 많은 경기를 남겨놓은 팀은 KIA(6경기), 삼성(5경기), SK(4경기) 등 3팀이다. 이들과의 맞대결에서 최종순위의 향방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는 SK와 사이좋게 2승2패를 나눠갖고 싶어한다. 이미 올시즌 맞대결에서 9승6패를 거둔 상태이기 때문에 나중에 승률이 같아지더라도 다승팀 우선에 따라 2위를 지킬 수 있다.
게다가 롯데는 6일 현재 58승5무48패로 SK(57승3무51패)보다 무승부가 2경기 더 많기 때문에 승수에서 1경기 뒤지더라도 승률에서 박빙의 차이로 우세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니 앞으로 5할 승률을 유지하는 쪽으로 현재 벌어놓은 승률을 꾸준히 유지하면 SK가 대약진을 하지 않는 한 2위 안정권에 들 수 있다는 계산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가 하면 1위 삼성을 따라잡을 기회도 엿볼 참이다. 6일 현재 삼성과는 5.5경기로 다소 멀다. 하지만 오는 15일부터 27일까지 간헐적으로 삼성과 5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 SK를 일찍 떨어뜨리는데 성공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양 감독의 설명이다.
삼성과의 맞대결에 총력적을 쏟아붓기 위해서는 이 역시 '5할 전법'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다.
양 감독의 '5할 전법'이 앞으로 롯데의 운명에 어떤 방향키를 제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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