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봉승은 투수에겐 훈장과 같은 것이다. 최근엔 9회를 완투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데 완봉은 더더욱 어려운 기록. SK는 더욱 완봉승이 그립다. 지난 2010년 6월 20일 김광현이 인천 KIA전서 완봉승을 한 이후 2년 넘게 완봉승 투수가 없었다.
SK 윤희상이 완봉승을 향해 질주를 하다가 중도 포기했다. 오른손 중지의 물집 때문이었다. 윤희상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던 8회말 선두 대타 이병규를 1루수앞 땅볼로 아웃시킨 뒤 덕아웃에 신호를 보냈다. 성 준 코치가 올라왔고 윤희상의 물집 상태를 본 뒤 이만수 감독을 향해 양쪽 검지를 돌려 교체가 필요함을 알렸다. 이어 이 감독이 직접 올라와 등을 두드려 주면서 호투를 칭찬한 뒤 교체를 지시.
7⅓이닝 4안타 1사구 무실점. 투구수가 겨우 78개에 불과했다. 아웃카운트 5개만 더 잡으면 생애 첫 완봉승을 할 수 있었기에 더욱 아쉬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본인은 무덤덤했다. 윤희상은 "감독님께서 완봉이 아깝다고 하셨는데 물집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면서 "조금 욕심이 났지만 다음 등판이 중요하기 때문에 잘 멈춘 것 같다"며 웃었다.
78개의 투구 중 직구는 단 27개로 전체의 34.6%에 불과했다. 최고 146㎞. 슬라이더가 20개였고, 주무기였던 포크볼은 16개에 불과했다, 최저구속 96㎞의 슬로커브를 9개, 투심도 6개 곁들이며 LG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도했다.
포크볼이 적었던 이유가 있었다. 3회까지 직구와 포크볼 위주로 던졌는데 손가락에 물집이 잡힌 것. "(조)인성이 형이 LG 타자들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신것 같았다. 인성이 형의 리드 대로 던졌다"는 윤희상은 "물집이 잡히는 바람에 포크볼을 던지기 힘들어 포크볼 타이밍에 슬라이더와 커브를 던졌다"고 했다.
어쩔 수 없는 투구 패턴의 변화가 오히려 LG 타자들을 헷갈리게 했다. 직구와 포크볼만 생각하던 LG 타자들에게 다양한 구속의 변화구는 속수무책이었다. LG 타자들은 2스트라이크 이후엔 윤희상의 주무기인 포크볼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타격을 했고, 윤희상은 다양한 변화구로 LG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이닝당 평균 11개 정도의 경제적인 피칭. 한 타자에게 가장 많이 던진 것이 6회말 4번 정성훈에게 던진 7개였다. 7회말엔 단 5개의 공으로 삼자범퇴시키기도 했다.
후반기에 더욱 힘을 내는 윤희상이다. 후반기 7경기서만 3승1패에 평균자책점은 1.96이다. 6번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이제 8승. 자신의 목표였던 7승을 넘었고 이제 10승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역시 욕심이 없다. "성 준 코치님께서 10승에 대한 욕심을 내라고 하시는데 난 그런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내가 던지는 게임에서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내가 등판할 때마다 최선을 다해 집중해서 던지겠다"고 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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