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 9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LG의 약점 중 하나로 손꼽힌 것은 신구 부조화였습니다. 이상훈, 유지현, 김재현 등 1990년대부터 LG를 이끌어온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나거나 은퇴하는 바람에 젊은 선수들의 귀감이 될 만한 고참 선수가 사라진 것입니다. 팀의 정신적 지주가 사라진 LG는 구심점을 상실한 것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LG는 1971년 생으로 팀 내 최고참 투타 듀오인 프로 19년차 류택현과 최동수의 과묵한 활약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두 선수는 우리 나이 마흔 두 살의 동갑내기일 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류택현과 최동수 모두 프로 데뷔 초기에는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LG에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존재로 자리잡아왔습니다. 후배인 이병규, 박용택, 이동현과 함께 LG의 마지막 포스트시즌이었던 2002년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몇 안 되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LG 유니폼을 입어왔지만 돌고 돌아 올 시즌에 다시 LG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는 점도 동일합니다. 류택현은 구단의 코치직 제안을 거절하고 방출되어 자비로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거쳐 올 시즌을 앞두고 플레잉 코치로 복귀했으며 최동수는 2010 시즌 중 SK로 트레이드되었지만 지난 시즌 종료 후 2차 트래프트를 통해 다시 LG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올 시즌 두 선수는 의미 있는 행보를 걷고 있습니다. 류택현은 4월 13일 잠실 KIA전에 구원 등판해 역대 투수로서 최다인 814경기에 출전했으며 현재 매 경기 등판이 곧 신기록 작성으로 직결되고 있습니다. 최동수는 8개 구단을 통틀어 최고령 타자로서 1군 엔트리에서 단 한 번도 제외된 적이 없을 정도로 모범적인 자기 관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류택현과 최동수는 LG의 상승세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류택현은 8월 16일 잠실 KIA전 이후 11경기에 등판해 3홀드를 기록하며 8.2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자로 잰 듯한 제구력은 상대 타자를 농락하기에 충분합니다. 최동수는 대타로 기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9월 10일 잠실 KIA전에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트레이드 마크였던 장타를 만들어내기 위한 잡아당기는 스윙을 고집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서는 밀어치는 팀 배팅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류택현과 최동수의 공헌은 LG 선수단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야구 선수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결코 나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두 선수가 입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LG의 올 시즌은 또 다시 포스트 시즌 진출 실패와 함께 저물어가고 있지만 류택현과 최동수가 내년 시즌에도 계속 선수로 남아 프로 20년차를 채우며 더 나아가 2002년 이후 11년 만의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다시 경험하기를 기대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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