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 죽으면 같이 죽는다는 각오다."
15일 K-리그가 재개되며 스플릿시스템의 막이 오른다. 그룹B에 속한 팀들에게 강등은 현실이다. 누군가는 떨어져야 한다. 새로운 문화에 '임대생'들의 입장이 애매해졌다. 팀이 떨어져도 돌아갈 구멍이 있기 때문이다. 강등이 남의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올시즌 전북에서 대전으로 임대된 김형범은 선을 확실히 그엇다. 그는 "'넌 전북으로 돌아가면 되잖아'라고 얘기하는게 제일 듣기 싫다"며 "임대는 계약 문제일뿐이다. 내 소속은 대전이다. 팀이 떨어지면 같이 죽는 것이라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단호히 말했다.
강등 스트레스는 감독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짓누르고 있다. 강등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지만, 불안한 미래는 어쩔 수 없다. 김형범은 "강등이 결정되는 마지막 한경기를 치러야 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상상도 하기 싫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스트레스가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유상철 감독님도 이부분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범이 스트레스보다 더 우려하는 것이 있다. 패배주의다.
김형범은 울산, 전북 등 K-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에서 뛰었다. 승리가 익숙하다. 그러나 대전은 다르다. 지는 경기가 더 많다. 김형범은 "처음에 대전에 왔을때 가장 놀란 부분이 선수들의 의식이었다. 확실히 강팀과는 다르더라. 강팀에서 뛸때는 지면 팀분위기가 굉장히 나쁘다. 그런데 대전은 익숙해서인지 지고나서도 위기감 같은게 없더라"고 했다. 경험 많은 고참 답게 선수들 마인드 전환을 위해 나섰다. 그는 "유 감독님도 강팀에서 많이 뛰셔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같고 계시다. 우리팀이 수원이나 전북 등 1위팀을 잡은 것은 매경기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고 했다.
대전이 잔류하기 위해서는 김형범의 활약이 절실하다. 그의 오른발은 대전 최고의 무기다. 최전방 케빈이 살기 위해서도 김형범이 있어야 한다. 그의 부상 여부가 잔류와 직결되는만큼 대전도 김형범의 몸상태를 항상 체크한다. 김형범은 "부상 트라우마는 없지만, 훈련할때 부상 부위쪽으로 태클이 날라오면 나도 모르게 화를 낸다. 팀원들이 눈치를 봐서 미안하다"고 했다. 다행히 그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매시즌 부상때문에 고생했지만, 올시즌은 다르다. 김형범은 "팀 성적이 좋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경기에 뛰어서 행복하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대표팀에도 발탁됐고, 공격포인트도 기대보다 많이 올렸다"며 웃었다. 대전에 대한 무한애정을 보인 그는 "매경기 뛰면서 대전을 꼭 잔류시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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