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부터 계속되던 외국인투수들의 돌풍이 막판까지 계속되고 있다.
꾸준한 호투로 한국 타자들을 억누르며 '코리안 드림'을 이루고 있다. 올해 월척급 외국인 투수의 대거 출현에 토종 에이스들의 동반 부진 등이 겹치며 다승, 평균자책점, 세이브, 승률 등 투수 각종 부문에서 외국인 투수들이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타이틀을 놓고 국내 투수 1∼2명이 외국인 투수3∼4명과 경쟁하는 형국이다. 외국인 투수들이 역대 가장 많은 타이틀을 가져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장원삼(삼성)의 독주로 끝날 것 같던 다승은 장원삼이 주춤한 사이 외국인 투수들이 따라잡았다. 팀동료인 탈보트와 나이트(넥센)가 14승으로 나란히 공동 1위. 13승으로 4위에 올라있는 유먼(롯데)까지 1위 경쟁이 가능하다고 볼 때 장원삼이 다승왕을 놓고 1대3의 힘겨운 사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 선발투수들은 3∼4번의 등판만이 남았다. 1경기, 1경기가 중요해졌다.
평균자책점은 외국인 투수를 국내 선수들이 뒤쫓고 있다. 1위 나이트(2.28)와 2위 유먼(2.58)을 류현진(한화·2.76) 이용찬(2.88) 노경은(2.94) 등이 따라 붙었다. 평균자책점은 1∼2경기서 부진을 보여도 순위가 뚝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막판까지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세이브는 삼파전이다. 1위를 달리는 롯데 김사율(33세이브)에 1개차로 삼성 오승환과 두산 프록터가 경쟁하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만해도 프록터의 질주를 김사율과 오승환이 따라 가는 형국이었지만 어느새 엎치락 뒤치락하는 안개정국으로 바뀌었다. 세이브 상황이 만들어지고 자신의 호투가 이어져야 세이브를 챙길 수 있으니 팀이 얼마나 승리하느냐에 이들의 운명도 달려있다.
승률은 외국인 투수의 차지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탈보트가 8할7푼5리(14승2패)로 1위를 달리고 나이트가 8할2푼4리(14승3패)로 2위를 달린다. 삼성의 고든(0.769·10승3패)이 3위에 올라있고 국내 투수중에선 장원삼이 7할(14승6패)로 가장 좋다. 앞선 외국인 투수들이 연패를 하고 장원삼이 연승을 달리지 않는 한 쉽지 않은 역전이다.
안심하고 볼 수 있는 부문은 탈삼진. 류현진이 독보적인 1위를 달린다. 184개로 2위 유먼(139개)과는 45개나 앞서있다. 류현진이 더이상 삼진을 잡지 않아도 1위를 따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탈삼진 5걸에 류현진을 빼면 모두 외국인 천국이다. 유먼에 이어 니퍼트(115개)와 리즈, 밴헤켄(이상 113개) 등이 모두 2∼4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중간계투가 없으니 홀드 부문만 국내 선수들의 경쟁이다. SK 박희수가 27홀드로 2위 안지만(삼성·22개)을 앞서고 있다.
역대 외국인 투수가 가장 많이 타이틀을 차지한 해는 2007년으로 두산의 리오스가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을 모두 휨쓸었을 때다. 2009년 KIA의로페즈가 공동다승왕에 오르고 롯데 애킨스가 공동 세이브왕에 오른 이후 2년간 외국인 투수는 국내무대에서 1위에 오르지 못했다.
국내 투수들이 외국인 투수의 공세를 막아내며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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