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세리머니'가 사라졌다.
SK 이만수 감독의 행동반경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덕아웃 한 켠에서 웬만하면 움직이지 않는다.
이 감독 스스로가 자제하고 있다.
16일 인천 KIA전도 그랬다. 1회 최 정의 솔로홈런이 터졌다. 예전같으면 박수를 치면서 그라운드에 나와 최 정의 엉덩이를 두드려줘야 할 상황. 하지만 이 감독은 그대로 덕아웃에 있었다.
그라운드를 돈 최 정이 덕아웃으로 들어오면서 수많은 축하를 받았다. 코칭스태프와 팀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 하지만 이 감독은 덕아웃에 가만히 서 있었다. 아예 나오지도 않았다.
1-2로 SK가 뒤진 5회. 박진만의 동점 솔로홈런이 터졌다. 이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감독은 '얌전'했다. 물론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박수는 친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이 감독의 행동반경이 급격히 줄어든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SK 팀 관계자는 "8연패를 한 뒤부터 감독님이 세리머니를 자제하기 시작하셨다"고 했다.
지난 7월11일 인천 넥센전 이후부터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이 감독은 간간이 특유의 '오버액션'을 했다.
결정적인 이유는 역시 지난 12일 'LG 사태'가 일어나고부터다. LG 김기태 감독은 이 감독의 막판 투수기용에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시하면서 투수 신동훈을 대타로 세웠다. 경기를 스스로 포기했다. LG 김기태 감독은 "이만수 감독의 투수기용이 LG를 놀리는 것 같았다"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야구인들은 "그동안 쌓인 불만이 이 경기를 계기로 터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짐작되는 몇 가지 사건들이 있었다. 지난 6월12일 9회말 오지환의 손등부상 때 심판에게 항의한 장면, 6월14일 정상호와 충돌한 서동욱이 그라운드에 쓰러졌을 때 심판에게 항의한 장면 등이 있었다. 그런 사건들과 함께 밑바탕에 깔린 것이 이 감독의 '오버액션'이라는 지적도 많다. 사실 몇몇 감독들은 '헐크의 포효'에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해 왔다.
그동안 논란을 빚었다. 감독으로서 "과도하다"는 지적. 반면 "관중을 위해 이 감독같은 세리머니를 보여주는 사령탑도 한 명쯤은 있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사실 개인의 성향에 관해 왈가왈부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다. 상대팀에 직접적인 피해만 주지 않으면 별다른 문제는 없다. 현실은 야구판의 곱지 않은 시선때문에 이 감독이 스스로 자제하는 형국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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