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싸움의 최대 분수령. 18일 부산 롯데-SK전. 보기 드문 맞대결이 나왔다.
이른바 '모순대결'. 좌완 스페셜과 우타자 킬러의 맞대결이었다. SK 이재원과 롯데 강영식의 창과 방패대결.
SK의 정공법과 롯데의 역공
경기 전 SK 이만수 감독은 이재원을 언급했다. 그는 "그동안 마땅한 대타가 없었는데, 이재원의 합류로 숨통이 텄다. 롯데와의 2연전에서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6회 드디어 이재원에게 기회가 왔다. 1-0으로 롯데가 살얼음판 리드를 하고 있는 상황.
호투하던 롯데 선발 고원준이 6회 급격히 흔들렸다. 정상호에게 중전안타를 내줬다. 최윤석의 친 타구가 1루 대주자 김재현의 헬멧에 맞고 굴절, 타자와 주자가 모두 세이프. 정근우의 희생번트로 1사 주자 2, 3루의 상황. 롯데 양승호 감독의 교체투수 선택은 강영식이었다. 그러자 지체없이 SK 이만수 감독은 2번 타자 조동화 대신 이재원을 내보냈다.
좌완 스페셜 vs 우타자 킬러
언뜻 보기에는 SK가 우위에 선 상황같았다. 이재원은 좌완 스페셜로 유명한 선수. 지난 15일 인천 KIA전에서 대타로 나서 좌완 진해수에게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이재원이 좌완투수에게 유독 강한 것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2007년 이후 지금까지 좌투수에게 267타수 90안타, 타율이 3할3푼7리다. 반면 우투수에게는 2할2푼5리에 그치고 있다.
원래 스윙 매커니즘이 좋은 타자. SK 이만수 감독은 "인아웃 스윙(안쪽에서 바깥쪽으로 궤적을 향하는 이상적인 스윙형태)이 매우 좋은 타자"라고 했다. 여기에 심리적인 우위도 있다. 좌투수에게 좋은 타구를 날린 경험이 많아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는 상황.
롯데 양승호 감독이 선발 고원준 대신 강영식을 투입한 것은 최근 맹타를 터뜨리고 있는 왼손타자 조동화를 상대하기 위한 것처럼 보였다. 흔히 '왼손타자는 왼손투수에 약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아무래도 공이 오는 궤적이 오른손 투수보다 짧기 때문.
때문에 이 감독은 지체없이 이재원을 대타로 투입했다.
하지만 양 감독의 계산도 만만치 않았다. 강영식의 올해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상식에서 약간 벗어난 투수다. 올해 그의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1할6푼4리. 좌타자는 3할2푼9리다. 오른손 타자에게 그만큼 강하다. 분명 양 감독도 왼손 릴리프가 투입될 경우, SK에서 이재원을 투입할 것이라는 계산을 했다. 하지만 역으로 강영식은 오른손 타자에게 매우 강한 좌투수였다.
결과는 이재원의 판정승
흥미진진했던 창과 방패의 대결은 조금 심심했다.
강영식이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지고 갔다. 초구 볼을 던지는 그는 2구째 낙차 큰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3구째 가운데 높은 패스트볼을 던졌다. 이재원은 스윙을 멈췄지만, 방망이가 돌았다는 판정. 1B2S.
하지만 여기에서부터 이재원의 침착함이 빛났다. 강영식은 조심스럽게 승부했다. 1루가 비어있는 상황.
유인구로 이재원의 범타 혹은 헛스윙을 유도하려 했다. 하지만 연속 3개의 볼이 기록됐다. 최근 좌투수 상대로 짜릿한 만루홈런을 터뜨린 이재원의 자신감과 여유가 강영식의 유인구를 냉정하게 판단한 결과였다. 결국 볼넷을 얻었고, SK는 1사 주자 만루의 찬스를 맞았다. 강영식은 정대현으로 교체됐다. '모순대결'의 승자는 이재원. 하지만 강영식이 일방적으로 몰리지도 않았다.
두 팀은 포스트 시즌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재원은 빠져서는 안될 대타자원. 강영식 역시 필승계투조의 핵심 좌완요원이다. 둘의 다음 대결이 흥미롭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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