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8일, 런던올림픽에서 8년 만에 한국 레슬링에 금메달을 안긴 남자, 김현우(24·삼성생명). 레슬링 관계자들 사이에서 그는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방대두 레슬링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박종길 태릉선수촌장도 올림픽 전부터 김현우의 금메달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단, 그는 팬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신예'였다.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그는 "이런게 올림픽 금메달의 힘이구나"라고 느낄 정도로 바쁘다고 한다. 하루에 2~3개 행사는 기본이다. 그러나 여전히 길거리를 활보해도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한다. 그를 세상에 알린 눈의 '멍'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김현우는 런던올림픽 예선을 치르면서 상대 머리에 계속 오른쪽 눈을 부딪혔다. 조금씩 부풀어 오르더니 결승전에선 한쪽 눈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한쪽 눈만으로도 그는 세상을 들어 던졌고 마침내 목에는 금메달을 걸었다. 한쪽 눈이 시퍼렇게 멍든 상태에서도 금메달을 깨물며 지은 미소에 국민들은 함께 웃었다. 금의환향한 후 그의 멍든 눈에 모든 관심이 쏠렸다. '멍'은 금메달 훈장이었다.
올림픽 이후 한달이 지난 요즘, 김현우는 고민이 생겼다. 시퍼런 멍은 없어졌지만 몸이 피곤할때마다 검은 멍이 눈가에 다시 나타나기 때문이다. 김현우는 "병원에서도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다크서클처럼 한쪽 눈에만 검은 멍이 생긴다"고 했다. 멍이 없을 땐 길거리를 다녀도 사람들이 못알아보지만 멍이 있을 때면 단박에 알아본다고 한다. 이 때문에 생긴 오해도 적지 않다.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듣는 얘기가 "너 일부러 사람들이 알아보라고 눈에 멍 그리고 다니는거 아니냐?"다.
김현우는 '멍을 일부러 그려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에이! 그리지 않는다. 근데 사람들이 계속 못알아보니깐 가끔 그려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단복 입고 금메달을 항상 품에 지니고 다닌다. 언제든지 나를 알릴 필요가 있다면 (멍을) 그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한다"며 웃었다.
온 국민에게 그의 존재감을 알린 멍과 금메달 덕분에 김현우는 스포츠조선이 제정하고 코카콜라가 후원하는 코카콜라 체육대상 8월 MVP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MVP 트로피와 상금 100만원을 받는다. 김현우는 "신문을 통해서만 봤던 상이다. (김)재범이형(유도)이나 (양)학선(체조)이가 상 받는 거 봤는데 내가 받게 될 줄 몰랐다. 영광스럽다"며 감격스러워했다.
20일에는 금메달의 환희를 뒤로 하고 수술대에 오른다. 올림픽을 앞두고 두 달전 다친 오른손 엄지 수술이다. 해외 대회에 출전했다가 다쳐 뼛조각이 엄지 인대에 붙어있는 상황. 심각한 고통이 있었지만 대표팀 코칭스태프에게도 알리지 않으며 올림픽을 준비했던 그다. 이제는 마음 편하게 수술대에 올라 다음 대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지금은 살도 찌고 운동을 많이 쉬어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 수술한 뒤 다시 운동을 시작해 정상 컨디션으로 회복하는게 목표다. 주변에서 다음 올림픽을 기대하시는데 당장 눈앞에 있는 대회만 생각할 것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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