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점 67점, 최다 승(20승), 최소 패(4패)와 실점(28실점),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독수리'는 K-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다.
"불가능이 가능해지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욕을 불태운 '황새'는 요즘 제일 잘나가는 사령탑이다. FA컵을 포함해 6연승의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둘은 한국 축구의 한 시대를 풍미한 스트라이커다.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동고동락했다. K-리그와 일본 J-리그에서도 함께 뛰었다. 황새가 3년 선배다. 독수리와는 허물이 없다. 짬이 나면 소주잔도 기울이며 각자의 철학을 공유한다.
그러나 적으로 만나면 양보는 없다. 현역시절 대결에선 황 감독이 3승2무로 앞섰다. 지도자간의 승부에서는 2승1무2패(FA컵 포함)로 팽팽하다.
희비를 또 가려야 한다. 결전의 순간이 임박했다. 22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 최용수 서울 감독(41)과 황선홍 포항 감독(44)이 충돌한다. 스플릿 리그 2라운드에서 맞닥뜨린다.
둘 다 첫 단추는 훌륭했다. 징크스를 털어냈다. 서울은 6년간 이어져 온 부산 원정 무승(6무3패)에서 탈출했다. 2대0으로 승리하며 10경기 만에 승리의 환희를 누렸다. 포항은 난적 수원을 2대1로 꺾고 원정 3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승점 53점으로 수원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골득실차에서 순위가 엇갈려 수원이 4위(+11), 포항이 5위(+10)에 랭크됐다. 3위 울산(승점 56)도 사정권에 있다. 지난달 중순까지 7, 8위를 오가던 포항의 화려한 부활이었다.
그래서 분수령이다. 13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매경기 100%를 쏟아야 한다. 서울은 스플릿 리그의 첫 홈경기다.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서기 위해 안방에서는 무조건 승점 3점을 챙겨야 한다. 반면 포항은 서울까지 함락시킨다면 '불가능의 도전'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서울과 포항, 두 팀 간에도 천적 관계가 존재한다. 서울은 2006년 8월 이후 포항과의 홈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패한 적이 없다. 8경기 연속 무패(7승1무)다. 독수리는 수성, 황새는 반전을 노린다. 둘이 만나면 늘 화제를 뿌린다. 지난해 6월 첫 대결을 앞두고는 새의 특성으로 입담대결을 펼쳤다. 최 감독이 "독수리가 모든 면에서 우월하지 않겠느냐"고 공격하자, 황 감독은 "강하다고 다 이기는 건 아니다. 황새의 우아함에도 강함이 숨어있다"고 맞받아쳤다. 실전에서 1대1로 비기며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7월 두 차례 격돌에서는 1승씩 주고 받았다. 리그에서는 서울, FA컵에서는 포항이 웃었다.
올시즌은 이미 두 차례 만났다. 5월 5일 서울이 홈에서 먼저 승리했다. 6월 17일 두 번째 대결은 불꽃이 튀었다. 서울이 6연승 중이었다. 포항은 1무1패로 위기였다. 최 감독이 "연승의 자신감이 있다. 홀가분하게 포항 원정을 다녀올 것"이라고 하자 황 감독이 발끈했다. 그는 "울컥한다. 승부는 승부다.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며 "최용수 감독과는 선수 시절부터 우정이 깊다. 감독이 된 후 승부욕에 불타있는 것 같다. 두 번 연속 지는 것은 허락하지 않는다. 반드시 동률을 맞추고 싶다"고 했다. 황 감독의 바람이 현실이 됐다. 포항이 1대0으로 신승했다.
6번째 대결, 최 감독은 20일 포문을 열었다. "황선홍 감독님은 저만큼 지기 싫어하는 감독님이시다. 욕심도 나만큼 가지고 있는 분이시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후배에게 내리사랑을 실천해 주셨으면 한다. 이번에는 우리가 6연승을 끊을 차례다."
황 감독도 맞불을 놓았다. "나는 양보를 해주고 싶은데 우리 선수들이 그렇지 않다. 매경기가 결승전이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고 경기력도 좋다. 이번에는 상암 징크스를 깰 수 있도록 하겠다." 승부는 이미 시작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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