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야구장에 나오는 게 즐겁지가 않아요."
삼성 중심 타자 박석민(27)의 이 말에 기자는 깜짝 놀랐다. 선두 삼성은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리고 박석민은 올해 가장 발전한 선수 중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잘 해줬다. 삼성의 새로운 4번 타자로 전혀 낯설지 않았다. 그런 그가 최근 적잖은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박석민의 고민은 팀 공헌도에 있다.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9월 한 달 동안 3할2푼대를 쳐, 시즌 타율이 3할1푼 부근을 유지했다. 그런데 이달 들어 25일까지 1홈런과 3타점에 그쳤다.
그의 시즌 전 목표는 하나였다. 타율도 홈런도 구체적인 수치를 정하지 않았다. 2004년 프로데뷔 이후 처음으로 100타점 고지에 올라보고 싶었다. 박석민은 현재 88타점이다. 금방 넘어설 것 같았던 100타점이 요즘 아주 멀어보인다.
그는 생각이 많아졌다. 머리가 복잡해지는 건 박석민 스타일이 아니다. 그는 늘 웃는 얼굴이다. 심각한 상황에서도 개그맨 같은 엉뚱한 동작으로 팬들을 웃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그런데 요즘 그가 마냥 웃을 수가 없다.
해결사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안타는 치고 있는데 영양가가 떨어진다. 4번 타자로서 해결을 해줘야 하는데 주춤하고 있다. 시즌 시작 후 8월까지 5개월 동안 85타점을 올렸던 그 박석민이 아니다. 그때는 득점 찬스에서 어렵지 않게 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이런 박석민의 부진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전력이 고르고 해결사가 많은 삼성이 선두를 유지하면서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순항했다. 박석민이 매경기 쳐주지 않아도 이승엽 박한이 조동찬 등이 돌아가면서 경기를 풀어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박석민은 고민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는 "스스로 내가 이것 밖에 안 되는 선수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일부 팬들은 박석민이 최근 팀 공헌도가 떨어지면서 '그럴 줄 알았다'는 냉소적인 반응까지 보였다. 그는 팬들의 그런 반응을 볼 때 팬이 아닌 스스로에게 화가 난다고 했다.
박석민은 이번 시즌을 통해 많은 성장을 했다. 친정으로 돌아온 국민타자 이승엽(36), 지난해 홈런왕(30개) 최형우(29)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미 정상의 자리에 서 본 두 선배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뻔뻔할 정도로 당당하게 자기 역할을 해줬다.
하지만 성장에는 가시밭길이 있기 마련이다. 100타점 달성에 제동이 걸리면서 심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최고의 정점을 찍었던 최형우는 "올해 박석민이 뭔가 하나를 이뤘으면 한다"고 했다. 타이틀은 선수가 성장하면서 수집하는 훈장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최형우는 지난해 홈런왕, 타점왕(118개) 등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초반 부진의 여파로 지난해 같은 좋은 개인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는 "야구를 너무 쉽게 봤다. 이제는 올라섰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벌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석민의 지금 고민도 최형우가 한 말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제 난 됐어'라고 스스로 만족하는 순간, 그때부터 자기도 모르게 서서히 내리막을 타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선배 야구인들이 "야구는 참 어렵다"는 말을 입버릇 처럼 하고 있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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