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A대표팀은 이틀전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 원정경기에서 2대2로 비겼다.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비겼다. 비난 여론이 일었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이란 원정부터는 선수들을 어느 정도는 정하겠다. 소폭의 선수 변동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모두들 기존의 틀을 유지하면서 부족했던 부분에 새로운 자원들을 갈아끼우는 정도의 변동이 있을 것으로만 생각했다.
2주 뒤인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최 감독은 다음달 17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릴 이란과의 최종예선 4차전 원정경기 출전명단 23명을 발표했다. 6명이 바뀌었다. 숫자상 소폭 변동이었다. 그러나 사실상 대폭 변동이었다. 이동국(33·전북)의 이름이 빠져 있었다. A대표팀에서의 이동국은 최 감독 자신이나 다름없다. 최 감독은 이란전을 앞두고 이동국을 내려놓았다. 말그대로 읍참마속이었다.
이동국 내려놓고 팀을 선택했다
최 감독이 내린 결단 뒤에는 '팀'이 있었다. 팀내에서 노장 선수는 풍부한 경험과 노련미를 바탕으로 코칭스태프 못지않게 팀 분위기를 살피고 이끌어야 한다. 최 감독도 "노장 선수들은 젊은 선수들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이 대목이 아쉬웠다. 당시 최강희호는 사실상 홍명보호와 연합한 팀이었다. 홍명보호 선수들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큰 성과에 도취됐다.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정신적으로 제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노장 선수들도 팀 분위기를 끌어주지 못했다. 최 감독은 "팀 내 노장 선수의 역할에 있어서 여러가지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컨디션 난조'도 크다 최 감독은 "여름을 기점으로 K-리그에서도 체력적인 문제를 보였다. 우즈베키스탄전을 통해 반전의 계기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선수들간의 역학 관계로 이어진다. 예전에는 노장 선수들의 말이 잘 먹혔다. 나이에 따른 규율이 엄격했다. 하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나이에 따른 서열 체계는 자취를 감추었다. 실력이 우선시됐다. 유럽파 선수들은 자유롭다. 소속팀 내에서 감독에게도 자유롭게 의견 개진을 하는 문화에 익숙해졌다. 단순히 '나이가 많은 선배'라는 이유로 팀을 리드하려고 하면 마찰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최 감독도 이 부분을 걱정했다. 그는 "나이든 선수가 경기에 못나가면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노장 선수는 절대적으로 경기력이 우선이다. 후배들이 인정할 수 있는 경기력을 유지해야 팀을 이끌 수 있다"고 했다. 유럽파 후배 선수들의 몸상태가 최상이다. 최 감독은 이동국을 무리하게 차출해 벤치에 앉힘으로써 분위기를 좋지 않게 하느니 아예 뽑지 않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이동국 손도 놨다" 기존 선수들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
이동국 제외는 무시무시한 경고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대로 이동국은 최 감독의 축구를 상징하는 선수다. 그런 이동국을 부르지 않았다. 이는 다른 선수들도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가차없이 칼을 휘두르겠다는 의미다. 최 감독은 "선수가 국가의 부름을 받고 태극마크를 단다면 그에 맞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란전을 앞두고 정신력을 다시 점검하겠다. 이번 경기에서도 잘하지 못한다면 어떤 선수도 다시 대표팀에 들어와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개인적인 성향을 많이 갖고 있다. 선수들이 유럽쪽에 나가서 어려운 부분도 있다. 앞으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고쳐야 한다"고 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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