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도 없다. 손시헌도 없다. 2년 만의 포스트시즌, 두산의 가장 큰 적은 내부에 있다.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엔트리를 보자.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처음 등록된 선수가 무려 10명이다. 포스트시즌 엔트리가 26명임을 감안하면 전체의 38.5%나 '처녀 출전'이다. 후반기 두산의 에이스로 떠오른 노경은도 엔트리에 포함된 적은 있지만, 경기 출전은 없었다.
두산은 2000년대 포스트시즌 단골멤버였다. 특히 2007년 이후로는 이종욱 고영민 등 육상부를 앞세운 '발야구'로 가을을 수놓았다. 물론 최강자로 군림한 SK에게 번번이 발목을 잡히긴 했지만, 두산과 SK가 함께 보여준 빠른 야구는 한국프로야구의 흐름이 되기도 했다.
2007년과 2008년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2009년 과 2010년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겪으면서 두산 선수단은 단단해졌다. 자연스레 큰 무대 경험도 쌓였다. 정상의 자리에 오르진 못했지만, 시리즈마다 무조건 한 번은 첫 관문을 통과하는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이제 그들이 없다. 4번타자로 중심을 잡던 '두목곰' 김동주도, 빠른 발을 자랑하던 고영민도 없다. 베테랑 유격수 손시헌마저 빠졌다. 투수진 쪽에서는 노경은까지 포함하면 무려 5명이나 새 얼굴이다. '극강'의 모습을 보이던 노경은도 처음 겪는 큰 경기 압박을 어떻게 이겨낼 지 지켜봐야 한다.
1선발인 니퍼트도 첫 가을잔치 출전이다. 여기에 불안한 모습도 자주 보였던 마무리 프록터도 마찬가지. 앞과 뒤를 책임지는 두 외국인선수들의 어깨가 중요하다. 물론 뉴욕 양키스에서 셋업맨으로 뛴 프록터의 경우 경험적인 문제는 크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중간계투진. 아직 유망주의 딱지를 떼지 못한 6년차 우완 김강률이나 신인 사이드암투수 변진수는 큰 무대에서 검증이 안 됐다. 하지만 이들은 홍상삼과 프록터 앞에 1~2이닝을 책임져줘야만 하는 위치에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베테랑 김상현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주느냐가 중요해졌다.
야수는 무려 6명이나 된다. 이는 두산 '화수분 야구'의 결실이기도 하지만, 큰 경기에서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과거 포스트시즌에서도 이런 일은 있었다.
내야에서는 김동주의 역할을 대신해야 하는 윤석민을 비롯해 넥센 이적생 오재일, 올시즌 1군 멤버로 도약한 최주환 허경민이 첫 경험을 한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양의지가 마스크를 쓸 것으로 보이지만, 백업포수 최재훈은 포스트시즌 첫 출전. 외야에선 포수에서 전향한 거포 유망주 김재환이 처음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막판 줄부상으로 인해 이들은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가을잔치에 초대됐다. 이들 중 미치는 선수가 나오거나 혹은 큰 무대의 압박감에 제풀에 무너질 수도 있다. 경험 부족이라는 산, 두산이 넘어야 할 첫 번째 고비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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