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과 카리스마 두루 갖춘 분 아닌가."
한화 관계자는 김응용 감독을 선임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요약했다.
덧붙여 한화 구단은 "오랜 경륜을 높이 평가했다"면서 "한화가 추구하는 리빌딩과 포스트시즌 진출 도전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가 김 감독을 선임할 줄은 아무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감독과 구단 경영을 거친 한국 야구사에서 너무 큰 '거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감독이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현장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내면서 한화를 자극했다.
성적과 리빌딩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열망이 너무 컸던 한화는 김 감독의 집에 쫓아가면서까지 영입작전을 성공시킬 수밖에 없었다.
포스트시즌 열망 풀고 싶었다.
한화 입장에서는 성적에 대한 갈증을 푸는 것은 곧 최고의 팬 서비스이기도 하다. 한화는 지난 5시즌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성적에 대한 '한'이 맺혔다. 이 때문에 한대화 감독을 중도 사퇴시키는 진통을 감수하면서 차기 시즌부터 성적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당초 한화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을 영입하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단기간 성적을 낼 수 있는 현역 지도자로서는 김성근 만한 인물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양이 김성근 감독과의 계약 연장으로 선수를 치는 바람에 '미수'에 그치자 한화의 감독 후보 리스트에는 현장 복귀를 소망했던 김응용 카드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구단 사장까지 지낸 분이 정말 감독직 맡겠느냐'는 조심성때문에 감히 접근하지 못했다가 그의 진심을 파악하고 나서야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통산 10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과업을 달성한 것만 보더라도 김응용의 지도력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야구인 김응용이 그동안 보여준 리더십이라면 성적 뿐만 아니라 한화의 또다른 지상과제인 리빌딩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믿었다. 보통 신임 감독과의 계약기간을 최소 3년으로 하는 것과 달리 2년으로 잡은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김 감독이라면 단기간에 성적 향상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결국 한화는 이른바 '해삼 이글스'로 재탄생하게 됐다. 해태(현 KIA) 감독 시절 18년(1983∼2000년) 동안 9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김 감독을 영입한 삼성은 2002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김응용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에 한화는 삼성 벤치마킹에 나선 셈이다. '해삼(해태-삼성)'의 전통을 잇고 싶다는 열망을 나타낸 것이다.
한화그룹의 최고주의 통했다
한화가 야구계 최고 거물로 불리는 김응용 감독을 영입한 데에는 모기업 한화그룹의 프로야구 전폭 지원 의지를 재확인 한 것이다. 구단주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야구단 지원에서 만큼은 최고주의를 강조했다. 이같은 최고주의는 2011년 시즌이 끝난 뒤 한결 강화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돌아온 해외파 김태균 박찬호 영입이다. 한화는 김태균을 영입하면서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고액인 15억원의 연봉을 제시하며 타구단의 '입질'을 일찌감치 차단시키며 순조롭게 입단시켰다. 박찬호 역시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 목을 매달다시피 호소하며 특례조항을 관철시킨 끝에 성공한 케이스다. 이 과정에서 '몸값에서든 명성이든 최고의 선수를 영입하라'는 김 회장의 방침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번 신임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김 회장의 통큰 스타일이 결정적이었다. 김 회장은 이번에도 '이왕 리빌딩으로 새출발 할거면 대대적으로 혁신시킬 수 있고,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는 거물 지도자를 영입하는 게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구단이 그동안 각종 신임 감독설이 난무할 때 "항간에 나도는 인물은 아무 의미없다. 최종 결정은 구단주가 한다"며 동요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한화는 김 회장으로부터 옥중 재가를 받자마자 6일 김 감독의 집을 찾아가 영입에 성공했다. 이튿날 계약서 마무리 작업을 마친 한화는 더이상 시간을 끌면 보안유지가 샐 것같아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는 날 전격 발표를 할 수밖에 없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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