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면서 평정심을 갖는 것, 그 자세면 된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은 '경험 부족'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전체 26명의 엔트리 중 무려 10명이 포스트시즌 첫 경험이다. 여기에 후반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한 노경은 역시 엔트리에 든 적은 있어도 경기 출전은 없었다.
아무래도 큰 경기에 대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1차전 선발로 나선 니퍼트와 마무리 프록터, 그리고 2차전 선발로 나설 예정인 노경은까지 고비 때 흔들릴 위험성이 있다. 여기에 선발에 이어 홍상삼-프록터까지 1~2이닝을 던져줘야 할 중간계투진도 불안하다. 김강률과 변진수가 모두 경험이 없다.
정명원 투수코치는 이들에게 어떤 주문을 했을까. 정 코치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즐기라고 했다"며 웃었다. 훈련은 시합처럼, 시합은 훈련처럼 하면서 경직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
올시즌 정 코치는 경험이 부족한 투수들에게 항상 경기 때마다 상황, 상황을 인지시키는 데 힘을 쏟았다. 덕아웃에서 수시로 투수들에게 다가가 "지금 상황을 잘 지켜봐라. 앞으로 같은 상황이 왔을 때 어찌 할 지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해줬다.
정 코치는 동시에 평정심도 강조했다. 즐기기만 해서는 큰 경기에서 큰 코 다치기 쉽기 때문이다. '포커 페이스'가 되길 주문하면서 동시에 이미지 트레이닝의 중요성도 강조했다고. 이미 두산의 젊은 투수들에게 큰 걱정은 없어 보였다. 정 코치는 "편안하면서도 게임에 들어가면 순간적으로 집중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멘탈이 갖춰지면 된다"고 밝혔다.
정 코치는 현역 시절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현대 왕조를 이끌었다. 누구보다 큰 경기에서 뛸 줄 아는 선수였다. 정 코치는 "나 같은 경우엔 선발과 마무리 어디로 나가든 떨리고 그런 것은 없었다. 그저 첫 타자만 잘 막으면 그 다음은 괜찮았다"며 미소지었다.
"나가서는 보는 사람이 더 긴장되지"라며 겁먹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 정 코치, 그의 조언에 두산의 젊은 투수들이 큰 경기에서 '미쳐주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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