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으로 불러야합니까, 아니면 감독으로 불러야 하나요'라고 하자 김응용 한화 신임 감독은 "사장 그만둔 지가 언젠데, 감독이라고 불러요"라며 웃었다. 해태와 삼성 사령탑으로 10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그리고 구단 사장과 고문까지 거친 야구인 김응용. 8년 만에 다시 지휘봉을 잡게 된 김 감독은 "하고싶은 야구를 다시 하게 돼서 기쁘다"고 했다.
사실 한화 감독 후보로 그의 이름이 오르내릴 때까지만 해도 설마했다. 지도자로서, 또 야구인으로는 처음으로 구단 행정의 총책임자인 사장까지 지낸 그이기에 더이상 이룰 게 없어 보였다. 한 달 전쯤 전화통화를 때 김 감독은 '다시 현장에 복귀하고 싶은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 "내가 하고 싶다고해서 시켜주는 것도 아닌데 뭐라고 말하기 곤란하다"고 완곡하게 질문을 비켜갔다.
그러나 김 감독은 덕아웃이 그리웠고, 현장이 자신이 있어야할 곳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한국 프로야구는 명장 김응용이 필요했다.
최근 4년 간 3번이나 최하위에 그친 한화는 프로야구 최약체 팀으로 전락했다. 다음 시즌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에이스인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하고 있고, 당장 박찬호의 거취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 그렇다고 수준급 선수가 많아 빠른 시간 내에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
김 감독은 류현진과 박찬호 문제에 대해 구단에 맡기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류현진의 미국 진출은 구단 뜻에 따르겠다. 내가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고 "박찬호 은퇴는 본인 인사에 맡기겠다"고 했다.
프런트가 해야할 일과 감독이 책임져야할 부분을 분리하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감독이 선수 문제에 직접 관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나는 현장에서 주어진 선수로 팀을 운영하면 된다"고 했다. 프런트의 역할을 존중하겠다는 생각이다.
밖에서 지켜본 한화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김 감독은 "세대 교체 시기를 놓쳐 어려움이 컸다. 한대화 전임 감독이 이 부분을 잘 수행하고 있었다"며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대교체와 박찬호의 팀 잔류, 상반되는 조합이다. 이 부분에 대해 김 감독은 다시 한번 "본인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김 감독의 계약 기간은 2년. 세대교체를 통해 팀 체질을 개선한다고 하더라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사령탑으로서 목표를 묻자 김 감독은 "세대교체가 잘 되면 자연스럽게 성적이 나지 않겠는가"라면서 "감독이라면 누구나 우승하고 싶어한다"고 했다.
김 감독이 한화 지휘봉을 잡으면서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격 은퇴한 이종범과 양준혁 SBS 해설위원의 한화행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김 감독은 코치 인선에 대해 "어제 감독 선임 통보를 받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했다. 지금부터 구상을 해보겠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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