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휘두르던 롯데의 방망이가 참고 참았다. 이닝 이터이던 두산 선발 니퍼트도 결국 6회까지만 던지고 내려와야했다.
롯데가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의 막강 선발을 상대로 낸 작전은 기다리기였다. 니퍼트가 던지는 바깥쪽 변화구에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3회초엔 조성환 문규현 김주찬이 볼넷을 얻어 만루 찬스를 만들었고, 4회초엔 1사 2루서 강민호가 풀카운트 접전끝에 볼넷을 얻으며 찬스를 이어 선취점을 뽑을 수 있었다.
니퍼트는 5회까지 96개의 공을 던졌고, 6회까지 총 108개의 투구를 한 뒤 7회초부터 불펜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니퍼트는 정규시즌서 9이닝 완투를 세차례 했는데 그 중 두번이 롯데전이었다. 4월 13일 108개의 공으로 9이닝 1실점의 완투승을 따냈고, 6월30일에도 111개의 투구로 9이닝 1실점을 했다. 롯데의 공격적인 스윙이 분명 완투에 도움이 됐을 터. 롯데 타자들의 올시즌 타석 당 투구수가 3.8개였지만 이날 니퍼트를 상대로는 4개의 투구를 봤다. 니퍼트가 27타자 중 20타자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질 정도로 유리한 볼카운트 싸움을 했는데도 롯데 타자들은 확실히 기다렸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경기후 "아무래도 두산은 선발이 좋지만 불펜투수가 두텁지 않다. 타격 코치에게 선발투수의 투구수를 늘리도록 주문했다. 보통 볼카운트 2B나 3B1S에서는 타자에게 맡기는데 오늘은 웨이팅사인을 냈다"면서 "접전상황에서 불펜 싸움을 하게되면 우리가 유리하다"고 니퍼트의 공을 기다리는 것이 작전이었음을 밝혔다.
롯데는 준PO 내내 기다리는 작전으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 두산 선발을 5∼6회에 내릴 수 있으면 불펜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전략이다.
두산이 롯데의 전략을 무산시키기 위해선 노경은과 이용찬 등 선발이 얼마나 스트라이크같은 볼을 던질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아무리 특정 공을 기다려라는 주문이 와도 스트라이크처럼 보이면 방망이가 나가지 않을 수 없다. 롯데 타자들이 어떤 공을 버리고 어떤 공을 노리느냐를 빨리 파악해 이를 역이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상대 선발의 투구수를 늘리려는 롯데 타자들과 빨리 치게 하려는 두산 선발의 머리 싸움이 이번 준PO의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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