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호는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낯선 방망이를 사용하고 있다. 평소와 무게는 같지만 배트 윗부분의 모양 등이 다른, 평소엔 쓰지 않던 방망이다.
9일 잠실구장.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만난 김재호는 "시헌이형의 배트를 쓰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전날 열린 1차전에서 김재호는 팀 배패에도 불구하고 빛나는 활약을 보였다. 수비에서는 손시헌의 공백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매끄러운 모습을 보였고, 타석에서도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9번타자로서 상위타선에 찬스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 득점 2점을 올린 게 이를 증명한다.
비결은 바로 손시헌의 방망이 두 자루였다. 김재호는 "시헌이형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으로 배트를 받았다. 손에 익은 배트가 아닌데도 이상하게 더 잘 맞는다. 시헌이형의 마음이 전달됐나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전날 경기 도중 한 자루가 부러져 이제 하나 밖에 남지 않았다. 김재호는 취재진이 한 자루 갖고 어떡하느냐고 묻자 "오늘 두 자루 더 받는다"며 활짝 웃었다.
김재호는 "감독님께서 최대한 내가 살아나야 상위타선으로 연결된다고 하셨다. 어제 멀티히트를 할 줄은 몰랐다. 그보다는 어떻게든 살아나가는 게 내 역할"이라고 밝혔다.
김재호의 헬멧엔 '시헌♥수빈'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부상으로 함께 하지 못한 이들 몫까지 해내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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