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강민호는 "가을에 잘하는 선수가 선수생활 오래한다는 속설이 있다"고 말했다. 시즌 때 활약이 미미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해 구단에서 재계약을 결정해 선수 생명이 길어진다는 것. 당연히 우스갯소리지만 이상하게 포스트시즌에서 깜짝 활약으로 가을만 되면 떠오르는 스타들이 있다.
강민호의 말처럼 포스트시즌의 활약으로 재계약에 성공한 예가 있었다. 바로 2000년 현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외국인 선수 톰 퀸란. 3루수로 수비는 좋았지만 공격이 약했던 퀸란은 재계약이 힘들어보였다. 그러나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7차전서 홈런 2개를 쏘아올리며 현대 우승의 일등공신이 되며 시리즈 MVP에 올랐고, 현대는 재계약을 택했다.
삼성 김재걸 코치도 가을엔 '걸사마'로 통한다. 지난 2005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삼성의 4연승 우승을 도왔다. 1차전서 대타 결승타를 쳤던 김재걸은 2차전에선 끝내기 득점을 했고, 3차전서는 빨랫줄 송구로 상대의 득점을 막는 등 공-수-주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SK 박정권도 대표적인 가을타자다. 한국시리즈 MVP 한번, 플레이오프 MVP 두번 등 총 세차례나 MVP에 올랐다. 특히 강력한 장타력을 뽐냈다. 지난 2009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21타수 10안타에 3홈런을 터뜨리며 MVP가 됐던 박정권은 지난해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5차전서 투런포만 2개를 날리는 등 21타수 8안타 3홈런, 6타점으로 팀을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다. 2010년 한국시리즈서는 14타수 5안타에 1홈런, 6타점으로 4연승의 버팀목이 됐다.
SK 조동화도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 덕에 '가을동화'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지난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강인한 인상을 심었다. 2차전서도 패하긴 했지만 동점 솔로포를 날렸던 조동화는 1승2패로 뒤진 운명의 4차전서 두산의 에이스 리오스를 격침시켰다. 당시 1-0으로 앞선 5회초 리오스로부터 솔로포를 날렸다. 이후 곧바로 김재현의 랑데뷰홈런까지 나왔고 김광현의 역투로 4대0으로 승리해 시리즈 전적을 2승2패로 만든 SK는 이후 2승을 보태 첫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롯데 용덕한도 확실히 가을 사나이로 팬들에게 각인이 됐다. 두산 유니폼을 입었던 지난 2010년엔 롯데와의 준PO에서 MVP에 올랐던 용덕한은 이번엔 롯데 유니폼을 입고 두산과의 준PO에서 1차전엔 2루타를 치고 결승 득점을 했고, 2차전엔 역전 솔로포를 날렸다.
남은 준PO와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등 앞으로도 미치는 선수가 나올 경기는 많다. 미치는 선수가 많을수록 포스트시즌은 더욱 재밌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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