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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빅뱅!' F1 코리아 그랑프리 우승자는 과연?

by 남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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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F1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한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코리아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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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 적었던 빅매치가 마침내 이 땅에서 펼쳐진다. 경기에 대한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이를 지켜보는 한국 관중들의 흥미진진함은 더욱 커졌다.

12일 개막하는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올 시즌 20라운드로 펼쳐지는 대회 가운데 하나지만, 월드 챔피언의 향방을 가리는 가장 중요한 레이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F1 팬들이 이번 주말 한국을 더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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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유력한 월드 챔프 후보는 페르난도 알론소(31·페라리)와 세바스찬 베텔(25·레드불)이다. 드라이버 포인트에서 알론소는 194점, 베텔은 190점이다. 4점차에 불과하다. 이들의 뒤를 잇는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이 157점으로 상당한 점수차를 보이고 있어, 결국 두 드라이버가 시즌 막판까지 챔프를 다툴 가능성이 높다.

하늘이 만든 빅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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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알론소의 독주가 예상됐다. 알론소는 24명의 드라이버 가운데 가장 먼저 시즌 3승째를 달성하며 1위를 질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중반까지 머신의 능력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고전하던 디펜딩 챔피언 베텔이 유럽을 떠나 지난달부터 시작된 '아시아 시리즈'에서 싱가포르에 이어 지난주 일본 그랑프리까지 연달아 제패하며 알론소와 똑같이 시즌 3승을 거둔 것.

게다가 알론소가 지난 일본 그랑프리에서 출발 직후 미세한 충돌과 이에 따른 머신 제어 실수로 서킷 밖으로 튕겨나가면서 리타이어(경기 중도 포기)하는 바람에 단 1점도 추가하지 못하며 점수차가 확 줄어들고 말았다. 알론소로선 믿기 힘든 현실과 맞서야 하는 셈이지만, 덕분에 코리아 그랑프리는 엄청난 흥행 대박을 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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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지난해까지 두차례 개최된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1번씩 우승을 나눠가졌다. 알론소는 비가 오는 가운데 열린 2010년 첫번째 대회에서 선두를 달리던 베텔이 엔진고장으로 인해 레이스 후반 머신이 멈춰서는 바람에 행운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해에는 베텔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래저래 이들에겐 '진검승부'인 셈이다.

하늘 아래 태양은 하나

알론소는 2005년에 이어 2006년에 연달아 월드 챔피언에 올랐다.

평소에는 조용한 성격이지만, 스페인 사람의 기질을 숨길 수 없어 운전대만 잡으면 화끈한 '승부욕의 화신'으로 변한다. 워낙 레이스 운영 능력이 뛰어난데다 추월을 밥먹듯 즐길 정도로 스피드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첫 월드 챔프에 오른 2005년, 전년도까지 5년 연속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레이싱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를 3위로 밀어냈고 결국 슈마허는 2년 연속 알론소를 넘지 못하며 2006년 은퇴를 선언해야 했다.

하지만 이후 이적한 맥라렌에서 동료 루이스 해밀튼과의 불화에 시달리며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고, 2010년 월드 챔프 복귀를 노렸지만 시즌 마지막 경기인 아부다비 그랑프리에서 베텔에게 우승을 내주며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년만에 잡은 절호의 기회에서 또 다시 베텔과 운명적인 대결을 앞둔 것이다.

베텔은 2010년과 2011년 연속으로 F1을 제패한 신성이다. 독일 출신으로 '제2의 슈마허'로 불릴 정도로 천재적인 드라이빙 능력을 가지고 있다.

F1 최연소 우승과 최연소 챔피언 등 기존에 슈마허가 가지고 있던 모든 기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슈마허가 자신의 후계자로 꼽고 애지중지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 시즌 중반까지는 블론 디퓨저 금지 등으로 인해 레드불 머신의 능력이 불안정했던 관계로 1승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겼지만, 전반적으로 머신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내리 2승을 거두고 알론소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슈마허를 밀어내며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드라이버가 다시 '제2의 슈마허'에게 월드 챔피언을 위협받고 있다는 것은 인생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우승컵도 단 하나

현재 기세로는 베텔의 우승 가능성이 높다. 레드불 머신이 완전히 안정감을 찾은데다 베텔은 경기가 열리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큰 자신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

반면 알론소가 타는 페라리 머신은 경쟁팀에 비해 능력치가 여전히 부족하다. 한바퀴를 가장 빨리 도는 랩타임으로 결선 출발 순위를 겨루는 예선에서 알론소는 2번밖에 1위를 차지하지 못할 정도로 스피드가 좋지 못하다.

하지만 알론소는 하위 순위에서 출발해도 특유의 레이스 운영 능력을 발휘, 대부분 상위권 성적을 기록했다. 따라서 이번 코리아 그랑프리에서도 베텔의 스피드, 여기에 알론소의 추월과 운영 능력 대결을 지켜보는 것이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텔이 우승을 차지하면 무조건 1위로 치고 오르는 반면 알론소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면 향후 남은 4번의 라운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를 위협하는 드라이버는 단연 해밀튼(맥라렌)이다. F1 최초의 흑인 드라이버인 해밀튼은 알론소 못지 않은 승부욕에다 고속 구간에서 최대 능력치를 발휘하는 맥라렌 머신을 몰고 있다.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2년 연속 준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드라이버 포인트에서 4위에 처져 있지만, "아직 월드 챔프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첫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한편 2006년에 은퇴했다가 지난해 복귀한 슈마허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다시 서킷을 떠난다. 흐르는 세월의 무게감을 막을 수는 없었다. 따라서 한국 F1 팬들로선 이번 대회가 '황제'의 레이스를 지켜보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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