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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손아섭의 깨달음, 강팀의 조건 습득한 롯데

by 이명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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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은 공격적이라 손해를 많이 봤다. SK 같은 경우엔 기다린다. 강팀은 다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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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지난 8일 잠실구장. 롯데 타자들에게 달라진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인내심'이란 새로운 모습이었다. 최근 수 년간, 그리고 올시즌에도 롯데 타자들은 공격적이었다. 초구부터 자기 볼이 들어온다 싶으면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볼카운트가 유리한 상황에서도 기다리기 보다는 방망이가 나갔다.

1년 전 그날, 롯데를 휘감은 '초구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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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 정규시즌 2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던 지난해로 시계를 돌이켜 보자. 롯데는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1패 뒤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올라온 SK를 상대로 선전했다. 2008년부터 3년간 준플레이오프에서 바로 탈락한 아픔, 그리고 홈인 사직구장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사직 트라우마'를 떨쳐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6-6으로 맞선 9회말 롯데에게 끝내기 찬스가 왔다. 황재균의 2루타와 조성환의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2,3루 찬스. 희생플라이 하나만 나와도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롯데 벤치에선 찬스에 유독 강했던 손용석을 대타로 내세웠다. 하지만 초구를 건드려 투수 땅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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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쌩'한 바람이 휘몰아치고 갔다. 김주찬이 고의4구로 걸어나가 1사 만루. 타석엔 이날 4타수 3안타로 맹타를 휘두르던 손아섭이 들어섰다. 하지만 손용석에서 시작된 '초구 바이러스'는 손아섭까지 퍼졌다. 손아섭도 자신있게 초구에 방망이를 돌렸지만 2루수 앞 병살타로 땅을 쳐야만 했다.

성급함이 경기를 그르친 케이스였다. 롯데는 10회초 SK 정상호에게 결승 솔로홈런을 맞고 속절없이 패배했다. 롯데는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설욕에 성공한 뒤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또다시 다음 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다. 플레이오프 직행이라는 이점을 안고 치른 1차전에서의 패배가 너무나 뼈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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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과 롯데의 경기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2사 1,3루 롯데 손아섭이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10.08/

손아섭의 깨달음, 그리고 '노림수'

1년이 지난 이번 준플레이오프. 손아섭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아무리 매력적인 공이 와도 참고 기다린다. 특히 1차전에서 재밌는 모습이 나왔다.

이날 손아섭은 니퍼트의 체인지업 하나만 노리고 타석에 들어섰다. 시즌 내내 니퍼트의 체인지업에 당했기 때문에 반드시 체인지업이 결정구로 들어올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손아섭은 "그 좋아하던 몸쪽 직구가 와도 치지 않았다. 한복판도 그냥 보냈다. 무조건 체인지업 하나만 노렸다"고 밝혔다.

손아섭은 니퍼트와 상대한 세 타석에서 모두 체인지업만을 때렸다. 결국 세번째 타석에서 우익수 오른쪽으로 향하는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그는 "세 번 나가서 한 번 치면 잘 친 것 아닌가"라며 웃었다.

달라진 비결, 역시 경험이었다. 손아섭 역시 2008년부터 4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그간의 실패에서 배운 교훈이 있었다. 손아섭은 "작년 플레이오프 영향이 크다. 계속 큰 경기를 뛰다 보니 상황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쌓였다. 이젠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손아섭과 롯데, '강팀의 조건'을 배우다

손아섭은 강팀의 조건이 느껴졌다는 말도 했다. 그는 "SK 같은 경우엔 큰 경기를 치를 때 2B0S, 3B1S 등의 볼카운트에서 치는 법이 없다. 투수가 연속 2개의 스트라이크를 넣긴 힘들다. 우리보다 생각하는 야구를 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우리 팀이 공격적이다 보니 분명 손해를 많이 봤다. 나같은 경우에도 3구 이내에 다 친다. 치라고 던져주는 데 안 칠 수가 없다"고 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때의 상황도 떠올랐다. 손아섭은 "끝내기 상황이 오면 타자는 힘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초구는 무조건 자기 스윙이다. 여기에 힘이 들어가니 안 되는 것"이라며 "어차피 투수가 불리한 상황이다. 스트라이크는 3개까지 있지 않나. 작년까진 그걸 몰랐다. 초구에 볼이 들어왔는데 쳐버렸다"고 털어놨다.

지난해의 아픔은 잊었다. 이젠 포스트시즌이 더 편하다는 그다.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에만 신경쓰면 되기 때문이다. 주자가 진루하거나, 1점을 만들어내는 플레이면 안타는 필요가 없다고 했다. 자연스레 욕심을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2차전서 3타수 무안타로 숨을 고른 손아섭, 3차전에서 승리의 주역이 될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8일 잠실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롯데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4회초 2사 1,3루 롯데 손아섭이 우익선상 1타점 2루타를 치자 롯데 덕아웃의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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