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A>
두산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 맞춘 선발 순서는 니퍼트-노경은-이용찬-김선우다. 니퍼트는 부동의 에이스인 까닭으로 9월초부터 일찌감치 1차전에 맞춰 등판 일정을 지켜갔다. 또 김선우는 시즌 막판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편이라 4차전으로 미뤄 놓았다. 김진욱 감독은 노경은과 이용찬, 둘의 투입 시기를 놓고 고민을 했다. 결국 데이터에 맞추기로 했다. 노경은은 잠실서 강하고, 이용찬은 부산 사직구장에서 강했다. 결국 노경은이 2차전, 이용찬이 3차전에 나서게 됐다. 이용찬의 올시즌 롯데전 성적은 3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07. 특히 사직에서는 2경기에 나가 완봉승 1번, 완투패 1번, 평균자책점 1.06을 기록했다. 홍상삼 등 불펜진이 불안한 두산으로서는 사직 완투의 사나이 이용찬이 최대한 길게 던져주기를 바랐다.
<RESULT>
경기전 김진욱 감독은 "이용찬이 시즌때 롯데전서 길게 던져서 기대는 하지만, 위기가 올 경우 한 템포 빠른 투수교체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찬은 3-2로 앞선 5회 1사 1,3루서 왼손 김창훈으로 교체됐다. 4⅓이닝 8안타 2볼넷 2실점에 투구수는 69개. 1사후 김주찬과 조성환에게 연속 우중간 안타를 맞자 김 감독은 주저없이 정명원 투수코치를 마운드로 내보냈다. 투구수만 보면 충분히 5이닝 이상을 던져줄 것으로 예상됐지만, 위기 상황에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였다.
이용찬의 주무기는 140㎞대 후반의 직구와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포크볼. 롯데 타자들은 지난 8일 1차전서 니퍼트를 상대로 한 것처럼 초반 이용찬의 공을 충분히 본 뒤 공략했다. 이용찬의 투구수는 1회 21개, 2회 22개였다. 1회 1사후 2번 조성환에게 커브, 3번 손아섭에게 포크볼을 던지다 연속 안타를 맞고 2,3루의 위기에 몰리자 4번 홍성흔을 상대로는 철저히 코너워크 위주로 변화구만 7개를 던지며 볼넷으로 내보냈다. 1회를 상대의 주루 실수로 무실점으로 넘기기는 했지만, 제구력과 구위 두 부분서 불안감을 노출했다. 2회에도 2사 1,3루서 김주찬과 맞서다 퀵모션을 들어가는 과정에서 공을 떨어뜨리며 보크를 범해 실점을 하는 등 심리적으로도 크게 위축돼 보였다. 롯데 타자들의 끈질긴 승부에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한 셈이다.
게다가 이용찬이 포스트시즌서 선발로 등판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또 정규시즌과는 달리 섭씨 9도의 쌀쌀한 기온에 바람까지 불어 날씨 상황도 좋지 않았고,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롯데팬들의 함성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1,2차전 패배후 3차전 총력전을 선언한 김 감독으로서는 5회 위기를 맞는 과정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이날만큼 사직구장은 이용찬에게 그저 원정구장에 지나지 않았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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