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국인 투수 라이언 사도스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롯데의 운명을 좌우할 경기를 허무하게 망쳐버렸다.
사도스키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로 나서 최악의 피칭을 했다. 1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7타자를 맞아 홈런 1개 포함, 안타 2개와 볼넷 2개, 사구 1개를 내주며 3실점하고 말았다.
단순한 결과의 문제가 아니었다. 과정이 매우 좋지 않았다. 사도스키는 시작부터 제구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결국 두산 톱타자 이종욱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손에서 공이 완전히 빠졌고, 그 공이 이종욱의 오른 종아리 부분을 강타했다. 이종욱은 1회초를 마친 후 곧바로 교체될 만큼 충격이 컸다.
부진은 이어졌다. 김현수에게 1타점 적시타, 그리고 최준석에게 투런포를 허용했다. 단순히 큰 경기에 나서 긴장한 투수의 모습이라고 볼 수 없었다. 문제는 오른팔 전완근 경직 증상이었다.
사도스키는 지난달 27일 부산 삼성전에서 상대 이지영이 친 타구를 맨손으로 잡으려도 공을 던지는 오른 손목을 강타당하고 말았다. 곧바로 교체됐음은 물론, 한동안 경기에 나설 수도 없었다. 사도스키의 근육이 경직된 부분은 당시 다쳤던 부위는 아니다. 전완근은 팔뚝 부분의 근육이다. 당시 부상이 이날 근육 경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손목의 통증 때문에 제 컨디션으로 훈련하고, 경기를 준비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통증이 발생한 게 아니라 근육이 경직됐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문제는 경기 전 워밍업을 할 때까지 사도스키가 이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경기는 시작됐고 롯데 덕아웃은 사도스키를 믿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도스키는 경기 도중 스스로 덕아웃에 더이상 던지기 힘들다는 사인을 보냈다. 롯데는 부랴부랴 이승호를 준비시켰다. 경험 많은 이승호가 제 몫을 해줘 경기를 중반까지 팽팽하게 끌고갈 수 있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지, 시작하자마자 경기를 두산에 내주는 꼴이 될 뻔 했다.
이날 경기 패배를 사도스키의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 1회 본헤드플레이로 득점을 성공시키지 못하는 등 여러번의 찬스를 날린 타선도 패배의 책임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사도스키의 허무한 투구에 경기 초반 선수들의 힘이 쭉 빠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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