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한동진(제주·33)이 눈부신 선방쇼를 펼치며 무실점 수비를 견인하고 있다.
제주는 8일 울산과의 K-리그 3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제주는 최근 원정 13경기 연속 무패(8무 5패)의 늪에서 탈출하려 했지만 수많은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위안이 있었다.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거뒀다. 제주가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거둔 것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그 중심에는 한동진이 있었다. 울산은 5개의 유효 슈팅을 앞세워 제주의 골문을 노크했지만 한동진의 슈퍼세이브에 의해 모두 물거품이 됐다. 특히 후반 37분 고슬기의 크로스에 이은 김신욱의 헤딩슛을 골라인 통과 직전에 몸을 던지며 막아낸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한동진은 지난 경남 원정(0대0 무)에 이어 또 다시 클린시트를 기록하며 간판 수비수 홍정호의 부상 공백으로 흔들렸던 제주의 수비라인에 안정감을 더해주고 있다. 그가 더 빛나 보이는 것은 늘 푸른 소나무처럼 언제나 한결 같은 마음과 성실한 자세로 11년간 제주를 지켰다는 사실이다. 2002년 부천 SK(전 제주)에 입단한 한동진은 사실 단 한 번도 최고인 적이 없었다. 그 동안 최현(대전), 조준호(대구 코치)와 같은 선배들의 그림자에 가려 2~3인자에 머물렀다. 어렵사리 주전 자리에 올랐을 땐 김호준(상주)이라는 후배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내줘야 했다.
하지만 한동진은 묵묵히 주연이 아닌 조연을 자처했다. 그리고 마침내 올 시즌 오랜 기다림 끝에 성공의 날개를 피고 있다. 그는 "절대 포기하지 않고 고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기회를 기다렸다. 지금의 모습은 그 동안의 노력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경훈 감독은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선수들을 잘 이끈다. 홍정호의 부상으로 수비 조직력을 극대화시켜야 하는데 한동진의 역할이 중요했다. 이러한 기대에 잘 부응해주고 있으며 고참으로서 팀에 귀감을 주고 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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