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볼은 검지와 중지를 크게 벌려 그 사이에 공을 끼워 넣고 던지는 구종이다. 마치 포크로 공을 찍은 듯한 모습이라 포크볼(fork ball)이라 불린다. 구속은 120∼130㎞대로 그리 빠르지는 않다. 직구처럼 오다가 타자 앞에서 아래로 떨어진다. 직구와 같은 폼으로 던지고 공의 궤적이 직구와 비슷하기 때문에 타자들이 직구인줄 알고 방망이가 나가는 경우가 많다. 공을 끼워서 던지기 때문에 손가락이 긴 투수가 잘 던질 수 있는 구종이다. 삼성 이승엽이 일본에서 활약할 때 포크볼에 유독 약했다. 투스트라이크 이후에 들어오는 포크볼에 어이없이 헛스윙을 해 물러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었다. 롯데 손아섭은 "TV로 내가 볼 때도 너무 어이없이 포크볼에 헛스윙을 한다. 그러나 타석에 서보면 완전히 다르다. 분명 스트라이크처럼 오다가 떨어지기 때문에 투스트라이크 이후엔 배트가 나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포크볼을 배트 중심에 제대로 맞히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이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볼이니 쳐서는 안되는 공. 이승엽도 포크볼 공략법을 묻자 "치지 않으면 볼이니까 그건 기다리는 것이 정답"이라고 했다.
타자들이 잘 속으니 투수들에겐 매력적인 구종이지만 그만큼 위험부담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우선 포크볼은 실밥을 잡지 않고 던지므로 팔꿈치에 충격을 받는다. 다른 구질은 1단계로 손가락 끝에서 공을 채면서 힘이 많이 분산되지만 포크볼의 경우 부하가 제일 먼저 전해지는 곳이 팔꿈치이기 때문이다. 포크볼을 많이 던지면 구속이 떨어지고 심한 경우엔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수술을 받는 경우도 생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그래서 포크볼보다는 엄지와 검지의 벌어짐이 적고 대신 속도가 빠른 스플리터(반포크볼)을 선호한다.
일본의 노모 히데오와 사사키 가즈히로가 포크볼로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한국에서는 한화 정민철 코치가 현역 시절 빠른 직구와 포크볼로 한시대를 풍미했다. 롯데 조정훈도 대표적인 포크볼러다. 지난 2009년 포크볼을 앞세워 14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포크볼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자유자재로 던지면서 투구수의 절반 가까이를 포크볼로 채우기도 했다. 그러나 너무 많은 포크볼 구사로 인해 2010년 시즌 중반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는 포크볼 투수들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 두산의 노경은과 이용찬의 주무기가 포크볼이고, 롯데 송승준도 포크볼을 위닝샷으로 쓴다. 이용찬은 140㎞ 중반의 빠른 공과 낙차큰 포크볼로 데뷔 후 첫 10승을 거뒀다. 지난 9월 11일 부산 롯데전서는 9이닝 동안 4안타 무실점의 데뷔 첫 완봉승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11일 준PO 3차전서 이용찬의 포크볼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빠른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포크볼로 범타나 삼진을 유도하는 패턴을 가졌던 이용찬은 초반 포크볼을 계속 던지면서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내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롯데 타자들이 포크볼을 아예 포기하고 기다렸기 때문이다. 포크볼을 너무 많이 던지게 되면 타자 입장에선 기다릴 때도 스트라이크를 먹을 수 있다는 공포감이 줄어든다.
1회엔 13개를 연속으로 포크볼만 던지는 뚝심을 보이기도 했으나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는 쉽게 나오지 않았고, 이용찬의 투구수는 초반에 크게 늘어났다. 이용찬은 2회부터 포크볼의 수를 줄이고 직구 위주의 피칭으로 갔으나 직구의 제구력도 좋지 않았다.
롯데 타자들은 주로 변화구에 타격 타이밍을 맞췄고, 8개의 안타 중 잘 꺾이지 않은 포크볼로 3개, 커브로 2개의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용찬은 결국 5회초 1사후 연속 안타를 내주고 마운드에서 내려와야했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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