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축구의 숙제 중 하나는 '포스트 이영표' 찾기. 조광래 전 A대표팀 감독부터 최강희 현 감독까지 2대에 걸쳐 왼쪽 풀백 수비수 찾기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테스트를 받은 선수만 해도 어림잡아 7~8명이다.
최근 최강희 감독은 유럽파 박주호(바젤)를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3차전에 모두 풀타임을 뛰게 하며 실험을 거듭했다. 딱 떨어지는 답을 찾지 못했다. 최 감독은 이란전을 앞두고 수비진 불안에 대한 걱정을 토로했다.
"현재 측면 수비수들이 계속 바뀌고 있는데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최종예선이라 매 경기 결승전처럼 준비하는 만큼 수비수들은 계속 경기에 나서야 조직력이 좋아질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공격보다는 수비나 미드필드 쪽 조합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도 있고, 점검할 선수도 있어 훈련이 어느때보다 중요할 것 같다."
최 감독은 대표팀의 틀을 새로 짠다는 계획이다. 우즈베키스탄전 부진이 도화선이 됐다. 최 감독은 최종예선 3경기에서 주전을 뛴 수비수 4명 중 곽태휘(울산)만을 잔류시키며 수비라인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이란전을 앞두고 박원재(전북)가 부상을 하며 박주호를 재합류시켰지만 '변화'를 주려는 최 감독의 원칙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이러한 기류 속에 '포스트 이영표' 1순위로 꼽히는 윤석영(전남)의 첫 A매치 출전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윤석영은 런던올림픽에서 왼쪽 풀백으로 전경기를 소화하며 동메달 획득의 공신이 됐다. 영국 등 힘과 기술이 좋은 유럽 선수들을 돌려세우는 수비력에 활발한 오버래핑까지. 자신감이 향상된 것은 물론 유럽 팀들의 러브콜이 쇄도했다. 최근 전남에서 꾸준히 출전해 경기 감각도 절정이다.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 '점검할 선수' 등 최 감독의 가이드라인에 윤석영이 가장 부합하는 셈이다. 또 주전이었던 박주호 대신 윤석영을 먼저 선발했다는 점에서 그를 테스트해보겠다는 최 감독의 의중을 엿볼 수 있다.
이란전 풀타임을 소화하는데 큰 부담도 없다. 윤석영은 지난 7일 K-리그 대구전에서 시즌 세 번째 경고를 받아 21일 인천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강등권을 헤매고 있는 팀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런던올림픽 이후 강행군을 펼친 그가 A매치를 기점으로 오랜만에 달콤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현지 적응 훈련에 한창인 윤석영은 "경기 전날이 되야 (선발 출전에 대한) 감이 올 것 같다"면서도 "출전기회가 생기면 최선을 다할 것"이란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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