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받기 전까지라도 뛰게 해달라고 말씀드렸어요. 하지만…."
지난 시즌 신인으로 팀의 깜짝 우승을 이끌며 '괴물신인' 딱지를 떼고 진짜 '괴물'이 된 KGC 오세근. 때문에 이번 시즌 오세근의 한층 더 성숙해진 플레이를 기대하는 팬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오세근의 모습을 코트에서 볼 수 없다. 지난 시즌 내내 그를 괴롭히던 오른 발목이 그의 발목을 붙잡고 말았다. 발목 인대가 끊어졌다.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
KGC는 오세근 없이도 13일 동부와의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오세근의 목소리에는 힘이 빠져 있었다. 오세근은 "정말 뛰고 싶었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동료들을 열심히 응원이라도 해야한다는 생각에 계속 벤치를 지켰다"고 말했다. 실제 오세근은 KGC 선수들이 좋을 플레이를 펼칠 때마다 박수를 치고 함성을 지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팀의 중심이지만 아직은 2년차 후배.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 싶었다.
부상을 당한 과정이 안타깝다. 오른 발목 내측 인대가 파열됐다. 가장 굵은 아킬레스건 다음으로 굵은 인대가 끊어졌다. 오세근의 오른 발목은 고질이었다. 그래서 수시로 정밀 검진을 하며 체크해왔다. 지난 9월 검진 때는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며칠 전 다시 받은 검진에서 인대가 끊어졌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발목 상태가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인대가 끊어졌어도 오세근은 특별한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오세근은 투지를 불태웠다. 처음에는 "수술을 미루고 이번 시즌은 참고 뛰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잘못하다가는 아예 뛸 수 없는 상태가 될지도 모른다"며 만류했다. 이제는 오세근도 마음을 어느정도 정리한 상태. 오세근은 "감독님께 수술 전까지라도 뛰고 수술을 받겠다고 말씀드렸다. 웬만하면 선수들의 부탁을 들어주시는 감독님이신데 이번에는 표정이 다르셨다. 절대 안된다고 말씀하셨다. 감독님 표정을 본 후 나도 바로 마음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으로서는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이번 시즌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심적 부담감이 크다. 이 상황에서 팀 전력의 절반인 오세근이 빠진다면 치명타다. 하지만 이 감독은 아끼는 제자의 미래를 먼저 걱정했다.
일각에서는 "오세근이 지난 시즌 혹사를 당해 부상을 당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를 한다. 하지만 오세근은 "이런 말들을 들으면 정말 화가난다. 혹사는 말도 안된다. 내가 뛰고 싶었고 뛸 수 있었기 때문에 열심히 뛰었다"며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텐데 많은 배려를 해주신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오세근은 다음주 일본으로 출국, 수술을 받기 전 정밀검진을 받는다. 일본, 독일 등지에서 검진을 받고 수술받을 곳을 결정할 예정이다. 오세근은 "다 잊고 1년 동안 열심히 치료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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